불붙은 금호산업 인수전… 박삼구 vs 정용진 1조 실탄대결

입력 2015-02-26 10:27 수정 2015-02-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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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호반건설PEF 등총 6곳 LOI… 우선매수권 박 회장 자금마련 관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이 걸린 금호산업 인수전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간의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만일 유통대기업인 신세계가 항공사마저 거머쥐게 되면 향후 재계 판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여기에 탄탄한 자금력을 앞세운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도 이번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평가되고 있다. 또 MBK, IMM PE, 자베즈 등 사모투자펀드(PEF)가 단독 입찰에 나서거나 다른 대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호산업 매각자문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25일 예비입찰을 진행한 결과, 전략적투자자(SI)로 신세계그룹과 호반건설이, 재무적투자자(FI)로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PE), 자베즈파트너스,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사모펀드(이하 IBK펀드) 등 총 6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우선매수권 쥔 박 회장 1조 자금 마련이 관건 = 이날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통해 그동안 안갯속에 가려졌던 투자자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신세계에 맞서는 박 회장의 자금조달 능력이다. 더욱이 내달 9일까지 IBK펀드로 넘어간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 인수 여부도 결정해야 할 상황에서 그룹 재건을 위한 자금 마련에 대한 우려의 시선의 짙다. 시장에선 금호산업 인수대금이 1조원 안팎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호고속도 5000억원 안팎에서 매각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 박 회장은 재무적투자자 등 우군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 박 회장은 시종일관 “순리대로 될 것”이라면 자금 조달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이날 박 회장은 LOI 접수 마감 전 임원회의를 통해 “외부에서 자금 부족을 우려하고 있지만, 금호산업 인수자금은 충분히 마련됐다”며 “인수전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시장에선 박 회장이 4000억원 정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 지분 10%에 대한 담보가 해제돼 약 600억원의 현금을 조달할 수 있다. 여기에 박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9.15%를 매각하거나, 이를 담보로 제공하고 약 1500억원 규모의 현금 창출도 가능하다. 또 금호터미널이 2013년 신세계에 건물과 부지를 장기 임대하며 받은 5000억원의 전세보증금 중 2000억원을 현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박 회장, 신세계·호반건설과 실탄싸움? = 시장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대상은 정용진 부회장이다. 전날 정 부회장은 “항공과 유통업은 시너지가 없다”는 부정적 입장을 하루 만에 번복했다. 정 부회장은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기반이 항공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고심 끝에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광주 신세계백화점 부지를 금호터미널로부터 20년간 장기 임대하고 5000억원을 지급한 것도 인수전 참여 배경으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향후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을 시 증여세 부분에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며 “정 부회장이 1대주주로 있는 광주신세계를 금호산업 인수로 기업가치를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박삼구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광주신세계백화점이 임대차 등으로 박 회장과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본입찰까지 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풍부한 유동성을 앞세운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의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 4.95%를 확보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인수 의사를 드러내왔다. 시장에선 호반건설이 본입찰까지 갈지에 의문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 금호산업 지분 확보 이후 계속 지분을 팔아왔다는 점에서다. 결국 박 회장이 자금력이 있는 호반건설을 전략적투자자(SI)로 선정하고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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