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이 지난해 4분기에 역대 가장 큰 액수가 늘면서 1089조원을 기록했다. 또 사상 최대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금융대출 완화 정책과 저금리 기조가 주요인이다.
한국은행 26일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은 1089조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2.8% 증가했다. 올해 추계 인구가 5062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 1인당 2151만원 정도의 빚을 진 셈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합한 것이다.
가계신용은 2013년 1분기에 전분기비 0.1% 감소한 이후 줄곳 7분기째 증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작년 4분기 증가율 또한 2013년 4분기(2.8%) 이후 1년내 최대다. 특히 증가액은 29조8000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2년 4분기 이후로 가장 크다.
또 가계신용을 연간으로 보면 2013년말 1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년새 67조6000억원 늘었다. 이중 은행 주택담보대출(38조5000억원)이 57%를 차지, 가계빚 증가세를 주도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작년 8,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정부가 그해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부동산 대출규제를 완화한 영향이 주효했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작년말 102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27조6000억원 늘었다. 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519조6000억원)이 전분기비 17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15조4000억원 늘어 대부분이었다.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신탁·우체국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226조2000억원)은 5조2000억원 불었다.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기타대출이 전액 차지했다.
이밖에 대부사업자, 증권사, 자산유동회사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의 가계대출(85조9000억원)이 석달새 2조원 늘면서 4분기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59조6000억원)은 2조2000억원 늘어 플러스로 전환됐다. 통상 4분기에는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신용카드 결제가 활발해진 데 따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