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 박민영이 말하는 박민영은? [스타, 스타를 말하다]

입력 2015-02-27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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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민영(사진=문화창고)

안녕하세요, 배우 박민영입니다. 저는 최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에서 기자 채영신으로 분했습니다.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 땐 그 즐거움이 크답니다.

요즘만큼 재밌게 일한 적 있나 싶어요. 그만큼 제 작품에 후회가 없기에 그런 것 아닐까요. 스스로 부끄럽지 않도록 재밌게 연기했습니다. 물론 체력적으로는 안 힘들었던 건 아녜요. ‘힐러’의 마지막 장면을 서울 여의도의 KBS 별관 옥상에서 촬영했지요. 새벽 6시 반에 맥주를 마시며 키스신을 찍었습니다. 맥주 거품이 너무 추워서 얼어버릴 정도였지요.

추위와 싸움은 애정신에서도 마찬가지였답니다. 극중 등장하는 정후(지창욱)의 아지트가 굉장히 춥거든요. 제가 촬영 간다고 해서 제작진이 원래 없던 전기매트까지 깔아주셨더라고요. 너무 따뜻한 나머지 저는 대기하는 동안 그 안에 쏙 들어가서 자버렸어요. 일어나니까 얼굴이 다 부었는데도 불구, 지창욱과 뽀뽀하고 다 했답니다. 사실 한쪽 벽면은 다 얼음일 정도로, 너무 춥고 먼지가 굴러다녀 더러운 곳이었어요. 저보다 그 곳에서 주로 촬영했던 지창욱이 고생이었죠.

옆에서 보면 지창욱이 너무 수고했어요. 인성은 물론이거니와 연기에 대한 방향성, 상대와 호흡 맞추는 법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그런 면에서 제가 좋은 파트너를 만난 경우였습니다. 유지태 오빠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정말 어렵고 외로운 역할을 맡았어요. 극중에서나 현실에서나 이를 묵묵하게 해내주셨지요. 멋진 선배를 만나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힐러’가 월화극에서 아쉬운 시청률로 막 내렸지만, 저희는 KBS 방송사로부터 금일봉을 받았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저희 출연진끼리도 ‘요새는 시청률이 다가 아니야, 콘텐츠 파워지’라고 말했습니다. 작가, PD님을 비롯해 모든 분이 중심을 잘 잡아주셨기에 힘 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그 전까지 제 출연작 가운데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가장 사랑했는데, 사람 마음이 간사한지 이제 ‘힐러’의 영신이를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영웅물 속 흔히 보이는 수동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주체적이고 먼저 손 내밀 줄 아는 영신이가 무척 사랑스러워요. 작품은 비록 끝났지만, ‘힐러’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고 가져주시길 바랄게요.

▲배우 박민영(사진=문화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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