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비서실장에 이병기 국정원장을 임명하는 등 청와대와 국정원장 인사를 단행하자 야당은 “공작정치의 부활” “김기춘 열화 버전” 등의 단어를 써가며 강하게 비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늘 청와대 인사는 사상 유례 없이 잘못된 인사”라고 혹평했다.
김 대변인은 “음지에서 일하는 정보기관의 수장을 국정운영의 중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은 인사혁신을 통해 국정운영기조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불통 인사이며, 국민 소통과 거리가 먼 숨 막히는 회전문 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소통과 국민 통합에 매진해야 할 비서실장에 현직 국정원장을 임명해서 정보정치, 공안정치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새로 신설된 대통령 특보단에 새누리당 김재원, 주호영, 윤상현 의원이 임명된 데 대해선 “국민의 목소리를 직언할 인사로 구성되길 기대했으나 친박 친위부대가 대거 포진돼 매우 유감스럽다”며 “내각에 6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데 또다시 현역 의원들을 특보단에 임명하는 건 국회의 행정부에 대한 견제, 감시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병호 국정원장 내정자를 두고는 “국정원 개혁을 바라는 국민 여망을 무시한 실망스러운 인사”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 역시 이병기 실장 임명에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중앙정보부 통치시절이 연상되는 인사로 암흑의 공작 정치가 부활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김기춘 비서실장을 교체하랬더니 오히려 ‘김기춘 열화 버전’을 데려다 놓은 것으로, 오히려 김 전 실장이 고와보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병기 내정자는 다름 아닌 국가권력의 대선개입, 공작정치의 역사 곳곳에서 주연을 담당했던 인물로 1997년 북풍공작의 주범, 2002년 차떼기로 돈 상자를 실어나른 주범이며, 대선 개입 댓글로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국정원의 어떤 개혁도 추진하지 못한 수장”이라면서 “공작정치의 달인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이병기 실장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