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금호산업 인수 해프닝

입력 2015-02-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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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여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신세계가 불쑥 금호산업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더니 돌연 철회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신세계는 지난 25일 마감 직전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신세계는 대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전한데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끈끈한 동업자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입니다.

의향서 제출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유통과 항공은 시너지가 없는 것 같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정 부회장이었기에 신세계의 참전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정 부회장이 하루 만에 변심한 이유에 대해 재계에서는 갖가지 추측을 내놓았습니다. 신세계가 항공업 등 ‘새로운 먹거리’ 를 위해 나선 것이라는 의견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백기사’로 나선 것이라는 의견 등이 나왔습니다.

결국 정 부회장의 돌발 참전은 롯데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신세계 측은 “금호산업의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에 광주신세계가 입점해 있어 영업권 방어 차원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다”며 “그러나 경쟁업체 롯데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해 향후 본입찰 참여 등 금호산업 지분 매각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세계가 롯데를 의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앞서 롯데가 금호터미널 인수를 통해 신세계를 견제하려고 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신세계는 금호산업의 100% 자회사인 광주터미널 부지 위에 신세계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지난 2011년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지분 100% 보유하고 있는 금호터미널을 차지하려고 시도했지만 무산된 바 있습니다. 롯데는 박삼구 회장이 대한통운과 금호터미널을 분리 매각하면서 대한통운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광주신세계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분 52%를 보유한 회사로, 롯데가 금호터미널을 인수할 경우 큰 타격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2013년 광주신세계는 금호터미널과 맺은 백화점 부지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2033년까지로 연장하고 보증금 5000억원을 지급한 상태입니다.

한편 금호산업의 채권단 지분 57.5%에 대한 LOI 접수에는 신세계 외에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과 사모투자펀드(PEF)들도 참여했습니다. 사모펀드로는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이하 IBK펀드)·자베즈파트너스·MBK파트너스·IMM 등 4곳이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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