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세청에 따르면 내달 21일 면세점 특허가 종료되는 서귀포 롯데면세점의 새 사업자로 롯데가 재선정됐다. 앞서 인천공항면세사업권에서도 롯데면세점은 대기업에 배정된 전체 8개 권역 가운데 DF 1(화장품·향수), 3(주류·담배), 5(피혁·패션), 8(전 품목) 네 권역을 낙찰받았다. 이로써 롯데는 현재 31개 매장(5,519)에서 35개 매장(8849)로 사업장 면적을 크게 늘렸다.
롯데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면세점 시장의 절반(매출기준 약 52%)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인천에 이어 제주도에서도 승기를 잡아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할 수 있게 됐다.
롯데는 최근에 PwC를 주관사로 WDF 이사회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롯데는 WDF를 인수하기 위해 6개월 이상 준비해 왔으며 신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밑받침 돼 의향서를 제출하게 됐다.
WDF는 세계 21개국에서 533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WDF의 전체 매출 중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72%에 이른다. 여기에 미국 비중이 20% 정도로, 롯데면세점이 WDF를 인수하면 유럽과 미국의 판로를 개척하는 효과를 얻는다. 롯데가 WDF를 인수하게 되면 세계 2위 면세점으로 한번에 도약할 수 있고, 1위도 바로 추격할 수 있다. 1위 글로벌 면세점을도 도약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인수 매물이기 때문에 신 회장의 의지는 단호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면세점 시장의 6.98%를 점유한 WDF는 롯데 입장에서는 세계 1, 2위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라며 "롯데(7.55%)가 WDF(6.98%)를 인수하면 세계 1위인 스위스 듀프리(14.8%)를 턱 밑(14.53%)까지 쫒을 수 있다고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면세점 사업에 유독 공을 들이는 까닭은 사업의 성장성에 있다. 최근 세계 면세점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를 보이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면세점 시장은 600억달러(약 66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면세점 시장의 성장성도 주목할만하다. 시장규모는 2010년 4조원에서 지난해 7조5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 시장 규모 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