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박삼구와 제2롯데월드 최상층서 M&A 논의했나?

입력 2015-03-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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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금호산업 인수 의향서 제출 마감 다음날인 27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제2롯데월드에서 긴급 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재계와 사회 주요 인사들에게 제2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를 소개하는 자리의 연장선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각에서는 금호산업 인수 절차가 막 시작된 미묘한 시기라는 점을 들어 롯데의 간접 투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27일 신세계가 인수의향서 제출 직후 본입찰 참여 의사를 전격적으로 철회한다고 밝히면서 금호산업 인수전을 놓고 박삼구 회장, 신동빈 회장, 정용진 부회장 삼자 간의 역학 관계도 새로운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먼저 두 그룹(롯데-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이번 회동은 ‘금호산업 인수’와 연결짓는 해석이 가능하다.

롯데가 인수전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박 회장으로서는 신 회장에게 자신의 백기사 역할을 주문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본입찰에 참여하는 박 회장에 롯데가 유력한 재무적 투자자로 나설 경우 금호산업 인수전은 박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될 공산이 크다. 롯데의 자금력을 등에 엎고 박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가 더욱 손쉽기 때문이다.

신 회장과 박 회장은 2시간 동안 제2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의 70여층 지점까지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산업 인수에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금호산업 인수전이 이렇게 전개될 경우 같은 날 인수 철회를 선언한 신세계는 자충수를 둔 꼴이 된다. 롯데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아 향후 지분 매각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롯데의 간접투자에 신경이 거슬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2012년 인천종합터미널 부지를 롯데에 빼앗겼던 기억이 있다. 신세계 인천점이 입점해있는 터미널의 건물 및 부지 주인인 인천시가 롯데그룹에 전격적으로 매각했기 때문이다. 신세계 인천점은 1997년 입점해 20년 가까이 신세계의 비약적인 발전에 한몫을 한 점포다. 주인이 롯데로 바뀌면서 신세계는 계약 만료 시점인 2017년에 방을 빼야할 처지다.

만일 광주 신세계백화점 부지를 보유한 금호터미널 소유권을 롯데가 가져갈 경우 정용진 부회장은 인천터미널에 내쫒겼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 현재 정 부회장은 금호아시아나 소유의 금호터미널에 5000억원을 주고 20년 장기 임차 중이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제2롯데월드와 롯데타워를 홍보하기 위해 직접 주요 인사를 초청한 것일 뿐”이라면서 “금호산업 인수전에 우회 참여할 뜻이 전혀 없다는 그룹 입장은 바뀐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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