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업들이 유로화 가치의 약세와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실적 개선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은 작년 4분기에 서유럽지역 매출액이 4%가량 증가했다. 이는 작년 전분기를 통틀어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프랑스 자동차 그룹 ‘르노’ 역시 러시아 자동차 시장 판매 부진을 유럽 시장에서 만회하면서 체면치레했다.
여기에 의료서비스 업체 ‘사노피’, 독일 바이오텍 업체 ‘DSM’, 방위업체 ‘다소’ 등도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매출액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세 기업의 이익이 환율변동으로 3∼4%포인트가량 증가하면서 경기 부진 속에 기지개를 켠 것이다.
FT는 “분석가들이 유로화 가치가 지난해 4분기에는 3% 하락한 데다가 올 1분기에는 9%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도 기업들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레알 관계자는 “올해 환율 변동으로 거둘 수 있는 영향을 예전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뿐만 아니라 유가하락도 기업들의 실적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지난해 여름부터 현재까지 반 토막 나면서 에너지 관련 기업의 이익은 급감했다고 FT는 전했다. 다만, 르노를 비롯해 생활용품 제조업체 ‘레킷 벤키저’ 등 원유 소비업체들은 이득을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유럽 지역의 가격 경쟁력을 절대적으로 의지하기보다 향후 상향을 주시하며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식품 전문업체 ‘다농’은 유럽의 디플레이션 현상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영향으로 기업의 유럽지역 매출은 4% 하락했다.
다농 측은 “유럽경제는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며 “리스크에 취약한 점, 디플레이션 현상이 잔존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