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구제금융 연장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최근 그리스와 스페인 정상이 말다툼을 벌였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치프라스 총리는 자신의 소속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중앙위원회의 연설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이끄는 힘의 축이 자국 내의 분명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그리스의 구제금융 연장 협상 전반을 좌절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선거를 앞둔 스페인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그리스 정부를 약화시켜 조건없는 항복을 받아내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유럽에서 시리자 집권 이후 반(反)긴축 정당의 인기가 높아졌는데 스페인과 포르투갈 정부가 이를 견제하고자 구제금융 연장협상이 그리스에 불리하도록 힘을 썼다는 것이다. 특히 오는 5월 지방선거와 11월 총선을 앞둔 스페인에서는 신생 좌파정당 ‘포데모스(Podemos·우리는 할 수 있다)’가 기존 정치권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의 이 같은 주장에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1일 집권보수당인 국민당(PP) 행사에 참가해 “그리스 국민에게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해 절망시킨 책임은 우리가 아닌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리자는 그리스 문제의 책임을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뒤집어씌우려 했다”며 “치프라스 총리는 많은 부채를 가진 그리스 경제 문제에 대해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4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을 받아들이고 오는 6월까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4개월 연장하고 이후 새로운 지원 필요 여부에 대해 결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