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두 골프천재가 싱가포르에서 만난다. ‘슈퍼루키’ 김효주(20ㆍ롯데)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ㆍ캘러웨이골프)다.
두 선수는 5일부터 나흘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파72ㆍ6600야드)에서 열리는 HSBC 위민스 챔피언스(140만 달러ㆍ약 15억4000만원)에 출전해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지난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을 통해 올 시즌 LPGA투어 시드를 획득한 김효주는 초반 세 개 대회에 불참한 뒤 1일 태국에서 끝난 혼다 LPGA 타일랜드에 첫 출전해 공동 23위를 차지했다.
김효주는 이 대회 첫날 빠른 그린 스피드와 ‘솥뚜껑 그린’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븐파 공동 40위에 머물렀다. 둘째 날부터 스코어를 줄이며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목표했던 ‘톱10’ 진입에는 실패했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김효주는 쇼트게임을 보강해 LPGA투어에 적응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반면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시즌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갖췄다. 지난달 22일 한다 호주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1일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ISPS 한다 뉴질랜드 여자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라 2주 연속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리디아 고는 현재 상금순위 2위(31만5897달러ㆍ약 3억4700만원), 평균타수 1위(69.750), 톱10 피니시율 1위(100%), 그린적중률 1위(83.3%) 등 대부분 타이틀에서 1~2위에 올라 있다.
이처럼 리디아 고는 객관적인 평가에서 김효주를 압도한다. 리디아 고는 김효주보다 1년 먼저 LPGA투어에서 적응했고, 데뷔 첫해 3승을 달성할 만큼 세계 최고 기량을 지녔다. 반면 김효주는 올 시즌 한국과 미국 투어를 병행할 예정이어서 리디아 고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김효주는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국여자오픈을 비롯해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한화금융클래식,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차례로 제패하며 총 12억897만8590원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특히 지난해 9월 열린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초청선수로 출전해 정상에 오른 만큼 올 시즌 김효주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
한편 리디아 고는 지난해 이 대회에 출전해 공동 15위의 무난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한국선수들과는 인연이 없어서 단 한 차례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2008년과 2009년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우승했고, 2010년은 미야자토 아이(일본), 2011년 캐리 웹(호주), 2012년부터는 안젤라 스탠퍼드, 스테이시 루이스, 폴라 크리머(이상 미국)가 각각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