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VIP카드 정말 돈 되나

입력 2006-11-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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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비 대비 서비스 비싸 개별적으론 손실

지난해부터 카드업계에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마케팅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1월 현대카드가 ‘더 블랙’이라는 연회비 100만원짜리 카드를 발급하면서 시작된 VVIP급 카드 출시는 이후 비자카드의 ‘인피니트 카드’, 마스터카드의 ‘다이아몬드 카드’(LG카드 ‘더 베스트 카드’, 현대카드 ‘더 퍼플’, 비씨카드 ‘다이아몬드카드’) 등이 줄을 이었다.

이들 카드는 모두 상위 5% 안에 포함되는 최상위 ‘부자’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고, 최소 30만원 이상의 연회비를 받는 것에 걸맞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들 고객층은 사용액이 큰 만큼 회사 수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를 공략하기 위해 집중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 카드만으로는 카드사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이들 VVIP카드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일반 카드의 수익에서 메꾸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해 1월 출시한 현대카드의 ‘더 블랙’의 경우 현재 가입자는 약 1600명 정도. 이들이 한 달 평균 약 460만원을 일시불로 결제하고 있다. 카드업계 평균 52만원의 10배에 가까운 수치다. 항공권(14%)을 사는 데 카드를 가장 많이 이용했으며 골프요금(10%)과 호텔 요금(8%)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 7월 재개에 들어간 비씨카드의 인피니트 카드 역시 한 달 평균 일시불로 360만원 가량 할부로 165만원을 결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14.3%)과 백화점(13%)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반 카드에 비해 평균 사용금액, 건당 결제금액이 확연히 높다.

그러나 이들 카드의 연회비는 100만원이며, 제공되는 서비스 역시 일반 카드 서비스와 차이가 나는 ‘비싼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비싼 서비스가 제공되는 만큼 이들 카드 소지자가 카드를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들어가는 비용의 일부는 카드사에서 부담해야 한다.

한 카드사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연회비가 30만원이 다이아몬드카드의 경우 부가된 서비스를 적절히 활용하면 연회비의 최대 9배인 291만원에 해당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항공권 구매, 호텔 이용 등과 관련된 이용가치는 약 120만원 정도가 되며, 골프장 그린피 무료 서비스 등으로 인한 이용가치도 10여만원이 된다.

291만원에 해당하는 혜택을 모두 카드사에서 부담하지는 않겠지만, 20% 정도만 부담한다고 해도 60만원 정도다. 결국 회원들이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카드사는 받는 연회비만큼의 손실을 보게되는 셈이다.

이는 일반 카드도 마찬가지지만, 일반 카드의 경우 회원수가 절대적으로 많고, 상대적으로 비싼 서비스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잘 사용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VVIP급 카드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항공권, 호텔 숙박, 골프장 등의 이용이 많고, 또 회원수도 적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 카드 소지자가 2~3개의 비싼 서비스만 이용한다면 카드사는 바로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들 카드는 특히 회원수가 1만명이 넘지 않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로 이를 해결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카드는 제공되는 서비스가 비슷하기 때문에 하나의 VVIP카드만 발급받으면 또 다른 VVIP카드를 비싼 연회비를 내고 발급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는 2397만명. 이들의 5%면 약 120만명 정도가 회원수의 한계다. 인피니티카드의 경우 전 세계에서 발급받은 회원의 수가 70만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이 적다. 결국 이 좁은 동일한 시장을 놓고 싸우고 있는 만큼 회원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가 없다.

결국 카드사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도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이 VVIP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다른 곳에서 이를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 가능하다는 것이 일부 카드업계 종사자의 주장이다.

또 다른 카드업계의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VVIP카드만을 놓고 보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카드사 전체 마케팅 비용에서 보면 VVIP카드는 일부에 속하기 때문에 다른 부문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일반 카드 회원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VVIP카드의 손실을 충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의 마케팅은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여러 가지 조건으로 나눠 타겟 마케팅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VVIP카드도 결국 타겟 마케팅 중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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