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일이라는 것이 흑과 백이 명확하지 않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경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그 경험은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긍정과 부정의 유산을 남기게 된다. 오늘날처럼 변화 속도가 빠른 시대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지를 제시하는 책을 소개한다. ‘멀티플라이어’의 저자이기도 한 리즈 와이즈먼의 ‘루키 스마트’(한국경제신문)는 ‘베테랑’과 그 반대인 ‘루키’를 잘 비교분석한 책이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데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베테랑은 한 분야에 다양하면서도 오랜 경험을 가진 직업인을 말한다. 그렇다면 루키는 누구인가. 어떤 분야에 경험이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일하는 직업인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루키’보다는 ‘루키정신’이다. 루키정신은 ‘처음으로 어떤 일을 시작할 때의 마인드와 행동’을 뜻한다. 루키와 베테랑은 어떤 사람을 분류하는 기준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취할 수 있는 행동과 역할의 분류 기준이다. 한 사람이 일의 한 측면에서는 루키 모드를 취할 수 있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베테랑 모드를 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경영자가 특정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자네, 이 일을 해 보면 어때”라고 권했다고 하자. 부하가 “제가 한 번도 해 본 경험이 없어서 걱정입니다”라고 답했다면 경영자는 루키정신을 활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오늘날처럼 빠른 속도로 변하는 세상에서 경영자는 경험의 익숙함에 안주하는 조직이 가진 위험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안다는 착각은 무지보다 더 위험하다”는 경고를 새겨야 한다. 베테랑의 노련함도 가치가 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루키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창조적 열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루키가 놀라울 만큼 뛰어난 성과를 올릴 때가 있다. 이들은 경험 많은 동료와 비교할 때 많은 상황에서 비슷한 성과를 내며, 혁신적이고 시급한 일에서는 더 높은 성과를 올린다. 또한 루키는 통념을 과감하게 깨뜨리는 시도를 한다. 이들은 경험 많은 동료와 아주 다른 방식으로 프로젝트에 접근하고 처리한다. 다만 특정 프로젝트의 승패가 조직의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거나 막대한 손실을 끼칠 때는 루키를 활용하는 일에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루키와 베테랑은 어떻게 구분하는 것이 좋을까. 루키는 배낭여행자이자, 수렵 채집자이자, 불 위를 걷는 자이자, 개척자에 비유할 수 있다. 반면에 베테랑은 관리인이자, 지역 가이드이자, 마라톤 주자이자, 정착민에 해당한다. 어떤 프로젝트를 루키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까. 새로운 변방을 탐험하고 혁신할 때, 즉각적 이익을 거둘 때, 복수의 해결법이 있는 문제를 해결할 때, 그리고 한 사람이 알기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있을 때다.
이 책은 ‘루키 스마트’와 ‘베테랑의 안전지대’를 상호 비교하면서 이들을 적절히 조합해 활용하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첫 부분은 ‘살아 있는 루키’와 ‘죽은 베테랑’을 4가지 측면에서 상호 비교한다. 두 번째 부분은 영원한 루키로 사는 법과 뜨거운 루키 조직을 만드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면 모르는 게 아는 것보다 더 가치 있을 때가 존재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나 조직에 활력을 더할 수 있는 방법은 도처에서 루키정신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베테랑의 안전지대 추구가 부담이 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