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투자청이 인천 검단에 4조원을 투자해 기업도시 ‘퓨처시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사업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두바이투자청은 3일 두바이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인천시 서구 검단지역 1단계 사업부지 386만㎡에 36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다국적 기업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검단 퓨처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콘텐츠 등 첨단산업과 교육기관 등을 결집한 미래형 지식클러스터 도시다.
일단 두바이투자청의 자금력과 경험을 놓고 보면 이 사업 계획의 실현 전망은 밝은 편이다.
두바이투자청은 운용자산이 약 175조원에 달하는 중동의 국부펀드로 자금 동원력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고 높이의 건물로 유명한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의 소유기업인 에마르를 포함해 30여개 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또한 투자청은 자국과 해외에 기업도시 건설 경험이 풍부해 사업을 이끌어갈 추진력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2003년 두바이에 글로벌 기업도시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데 이어 지중해 몰타(2007년 착공)와 인도 코치(2010년 착공)에도 스마트시티를 건설 중이다.
인천시와의 LOI 체결을 계기로 두바이투자청의 기업 유치활동도 전개되고 있다.
두바이투자청 산하 퓨처시티는 지난달 검단 사업부지를 방문, 실사 과정을 마치고 이미 두바이 11개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한 45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인천 검단 입주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 조만간 두바이 입주 기업과 두바이 날리지빌리지(Knowledge Village) 내 450개 교육기관을 대상으로도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사업을 장미빛 전망으로 접근하면 과거 사례처럼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예컨대 용유·무의에잇시티 조성사업이 대표적이다. 또 두바이 측은 지난 2008년에는 제주도에, 작년에는 경기도 파주시에 퓨처시티와 비슷한 기능의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방안을 타진했지만 프로젝트가 무산된 바 있다.
아울러 두바이 정부의 높은 채무비율도 검단에 투자하는 데 있어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 두바이투자청은 운용자산이 약 175조원에 이르지만 두바이 정부는 2009년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현재까지 1000억달러(약 110조원) 규모의 채무 상환 부담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두바이와 인천 검단의 기업 입지여건이 판이한 점도 고려돼야 한다.
두바이는 중동의 허브 지위를 일찌감치 차지, 중동·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들이 두바이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천 검단은 토지보상 작업을 거의 마무리하고 단지 조성공사를 앞두고 있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전체적인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세계 주요 기업들이 검단 입주를 검토할 때 이 지역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될 지 의문이다.
인천시는 그러나 이번 사업에 대한 여러 가지 위협 요인도 충분히 검토했다며, 본계약 체결을 거쳐 검단 기업도시 조성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시는 검단신도시의 경제자유구역 지정, 국제학교 설립 등 두바이투자청의 요청이 반영되도록 정부 관계부처와 협력하며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