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액면분할 승부수 던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입력 2015-03-0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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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모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3일 '주식 액면분할'이라는 통 큰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1주당 300만원을 웃돌면서 이른바 '황제주'로 불려왔는데요. 이제 주식은 10분의 1로 쪼개지면서 30만원짜리 평범한(?) 주식이 될 예정입니다.

액면분할이 이뤄져도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변함이 없습니다. 주식이 쪼개짐과 동시에 주식 수가 10배로 늘었으니 서경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니고 있는 49.34% 지분도 달라진게 없는 셈이지요.

이러한 액면분할이 당장에 수익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향후 이어질 순효과는 의외로 쏠쏠합니다.

먼저 액면분할의 배경을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꽤 긍정적입니다. 중국시장 매출이 꾸준한데다,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아 중국인 관광객들이 공항면세점 매출을 쏠쏠하게 올려줬으니까요. 1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서경배 회장이 던진 승부수는 나름 장고 끝에 얻은 한 수로 보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주가의 추가상승 여력이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1주당 300만원짜리 주식을 냉큼 사들일만한 큰 손은 많지 않은게 현실이지요. 서 회장을 중심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보유중인 주식을 제외하면 남아있는 지분은 15% 수준입니다. 이 15%를 두고 개인투자자들이 엉겨 붙은 상황이니 자연스레 수급 불균형이 문제로 지적돼 왔습니다.

수급불균형 주식은 한 마디로 아궁이에 던져 넣은 ‘장작 한 토막’입니다. 커다란 장작 하나를 던져 넣으면 아궁이 속에서 활활 타오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장작을 10개로 쪼개면 장작이 잘 타오르게 됩니다. 한 마디로 액면분한을 주식을 늘리고 단가를 낮추면 개인투자자들이 뛰어들 수 있게 됩니다.

반면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주식은 호재 하나에 금방 반응을 보이지만 거꾸로 작은 악재에 크게 휘청일 수도 있다는 의미이지요.

이제 서경배 회장이 통 큰 결단이 시장에서 어떤 파급효과를 이끌어낼지 궁금해집니다. 일련의 액면분할 뒤에 따르는 리스크를 감당하며 추가상승을 이끌어낼지, 아니면 작은 악재에 휘청이며 액면분할을 후회하게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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