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달콤하고도 잔인한 꿈, 첫사랑. 그 달콤한 시간들을 오롯이 담아내 영화를 만들어낸 정단우 감독의 데뷔작 '몽골리안 프린세스'는 평생 영화만을 꿈꾸다 34살의 나이에 첫사랑을 경험하게 된 한 남자의 순애보적 사랑 이야기다.
비현실적일 정도로 순수한 사랑의 경험들은 감독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와 실제 인물들을 토대로 솔직 담백하게 담아냈으며, 달콤한 사랑과 지독히도 잔인했던 상처의 시간들을 통과하며 어떻게 자신의 첫 영화를 만들게 되었는지의 과정까지 흥미롭게 이어져있다.
개봉을 앞두고 공개된 포스터에서는 주인공 ‘단우’가 경험하게 되는 각기 다른 두 개의 사랑, 두 명의 여인이 아련한 기억의 순간들을 환기시키며 등장한다. 다소 이국적인 느낌의 ‘몽골리안 프린세스’란 제목은 두 개의 사랑을 잇는 운명의 신호처럼 ‘단우’ 앞에 나타난다. 동화 속 주인공을 가르키는 듯한 ‘몽골리안 프린세스’는 여주인공의 꿈과 어린 시절 기억 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이름으로, 꿈처럼 빠져들고 미로처럼 헤매게 하는 사랑이라는 마법에 빠진 ‘단우’의 환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소화해내는 놀라운 역량을 선보인 정단우 감독은 메릴랜드 주립대와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졸업 후 2005년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 ‘Awesome 80s Prom’으로 데뷔, 말레이시아 국민 드라마 ‘Awan Dania Season 3’, ‘백자의 사람:조선의 흙이 되다’, 그 외 드라마 ‘대왕세종’, ‘출생의 비밀’, 영화 <의뢰인> 등에 출연하였으며 미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폴, 남아프리카, 독일, 아일랜드, 일본, 한국을 오가며 꾸준히 배우 활동을 이어왔다.
국적이 다른 두 여인 ‘엘리자베스’와 ‘하나’. 그리고 한국 남자 ‘단우’의 일상적인 대화와 에피소드를 통해 두 개의 사랑이 보여주는 문화적 차이점과 그 이질감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연애의 공통점 그리고 다가오고 떠나가는 사랑의 타이밍과 현실의 제약 속에서 타협하게 되는 사랑의 속성들을 다루고 싶었다는 감독은 “배우로서 느낄 수 있는 창작에 대한 행복과 감독으로서 느낄 수 있는 창작의 행복과 깊이에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 영화 안에 살아있는 여러 분야의 예술적 선택에 대한 넓이를 따진다면 감독으로서 행할 수 있는 선택들이 더 광범위 하다고 생각하였고, 실제 감독으로서의 또 다른 창조적인 행복감은 기대 이상으로 강하고 새로운 것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 남자에게 이어진 서로 다른 두 개의 사랑을 완벽히 재현해낸 여배우들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최근 임성한 작가의 화제작MBC 드라마 ‘압구정 백야’의 주인공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여배우 박하나의 풋풋한 연기를 볼 수 있으며, 지고지순한 첫사랑과 팜므 파탈적인 캐릭터를 오가며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엘리자베스’역의 엘리자베스 가르시아의 연기도 신선하다.
꿈 같은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할 '몽골리안 프린세스'는 3월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