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순이익이 1조원대로 떨어져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4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의 당기순이익은 1조9846억원으로 2013년보다 823억원(4.0%) 줄었다. 이는 4447억원의 순손실을 낸 2007년 이후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2007년의 적자에서 벗어난 한은의 순이익은 2008년 3조4029억원, 2009년 2조8655억원, 2010년 3조5133억원, 2011년 3조1350억원, 2012년 3조8854억원, 2013년 2조669억원 등 그동안 2조∼3조원대를 지켰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의 순이익은 국제 금리와 환율 등 거시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것“이라며 ”일반 기업처럼 순이익이 줄었다고 무조건 나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은은 외화자산을 운용해 대부분 수익을 얻고 비용은 주로 통화안정증권 이자 지급 등 통화관리에 쓴다. 이에 따라 지난해는 저금리 등 환경에 따라 수익과 비용 모두 줄었지만 비용이 덜 줄어 순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그 배경에는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그에 따른 부채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작년 말 현재 한은의 부채는 475조179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조7806억원(6.0%)이나 늘었다.
특히 부채 유형별로 보면 통화량을 흡수하면서 발행한 통화안정증권(181조5149억원)이 17조8608억원 늘고 화폐발행잔액(74조9448억억원)도 11조5789억원(18.3%) 증가해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을 반영했다.
중앙은행의 부채는 세금을 기반으로 한 재정 정책에 비해 당장의 정치적인 부담은 작지만 발권력 동원으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으로 결국은 국민 부담이 될 수 있는만큼 공공부채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게다가 통화 정책 비용이 늘어 한은의 순이익이 줄어들면 정부의 세입에도 영향을 준다. 한은은 순이익의 30%로 규정된 법정 적립금 등을 빼고 나머지 대부분은 정부 세입으로 넘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