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비용 줄인다더니…깜깜한 민자도로 ‘혈세’ 대책

입력 2015-03-04 08:27 수정 2015-03-0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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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해마다 민자도로 지원을 위해 수조원의 비용을 지급하고 있지만 관련 대책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7일 방문규 2차관 주재로 각 부처 기획조정실장과 민간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첫 재정개혁위원회를 열어 재정개혁 과제 추진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선 민자사업 재구조화를 통한 최소운영수입 보장(MRG) 완화도 언급됐다.

현재 고속도로, 철도, 항만 등 일부 민자사업의 MRG 총액이 연간 6000억원 수준에 달해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연간 3000억원 수준의 MRG를 지급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철도부터 사업 재구조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은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최대지분을 보유한 교직원공제회 등이 정부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에 그친다.

반면 해마다 늘어나는 보조금으로 되려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민자도로 개선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2011년 689억원에 불과하던 민자도로 유치 건설보조금은 2012년 3000억원, 2013년 7700억원을 기록하다 지난해 1조4148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뛰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5년 도로예산’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민자유치 건설보조금 1조7346억원을 지원한다. 특히 재정개혁을 한다는 올해조차 막지 못한 22.6%의 보조금 증액은 사실상 민자도로 투입혈세를 방관만 하는 정부의 입장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가 예산절감을 이유로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국고지원비율을 10% 포인트 낮춰 연간 2300억 원의 부채를 추가부담하게 하면서 평균 1.83배 요금이 비싼 민자도로엔 예산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상당한 모순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개혁의 추진안들은 차후 세부적으로 마련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견지만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민자고속도로 업체에 재취업한 국토부 ‘관피아’와 관련이 깊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토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민자고속도로 업체에 재취업한 국토부 출신 4급 이상 직원은 모두 12명(대표 10명, 감사 2명)으로 8개 업체에 전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에 재취업한 국토부 공무원들이 정부와의 유착관계를 통해 사업 계획 승인은 물론 재정개혁 논의에서도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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