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백야', 왜 임성한 작가는 ‘사귀자’는 말 대신 ‘결혼하자’ 말할까?
‘압구정 백야’에 또 한 번의 프로포즈가 나왔다. 이번엔 육선중이다.
3일 방송된 MBC ‘압구정 백야’에 또 한 번의 프로포즈가 나왔다. 내내 효경(금단비)를 짝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왔던 선중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며 ‘결혼하자’ 프로포즈 한 것이다. 조나단(김민수)이 백야(박하나)에게, 장무엄(송원근)이 육선지(백옥담)에게, 장화엄(강은탁)이 백야에게에 이어 ‘압구정 백야’에만 벌써 네번째 등장하는 프로포즈다.
임성한 작가 드라마에서 ‘결혼하자’는 말은 ‘좋아한다’, ‘사랑한다’, ‘사귀자’는 말과 동의어다. 제대로 사귀기도 전에 마음을 고백하며 ‘냅다’ 프로포즈부터 하는 것이다. 임성한 작가의 전작 MBC ‘오로라 공주’도 그랬고, SBS ‘신기생뎐’에서도 비슷했다. 심지어 ‘압구정 백야’의 화엄은 결혼식 다음날 남편을 잃은 야야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도 전, 가족에게 “야야와 결혼하겠다” 폭탄 선언을 했다.
문제는 아직 ‘압구정 백야’에 등장할 프로포즈가 더 남았다는 것이다. 아직 사이가 좋지 않은 조지아(황정서)와 정삼희(이효영)지만, 그간 임성한 작가의 패턴을 생각해 본다면 둘의 러브라인을 예상할 수 있다. 만약 정삼희도 조지아에게 마음을 전달하며 ‘결혼하자’는 말부터 한다면, 같은 패턴이 한 드라마에서만 다섯 번 등장하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 속 커플에게 첫키스, 고백, 프로포즈는 극 중 남녀의 매력, 특징이 고루 드러나는 중요한 장면이다. 하지만 임성한 작가는 주요 캐릭터의 특징이나 성격에 대한 구분없이 계속해서 같은 방식으로 ‘퉁’치고 있다.
신혼 첫날밤에 뜬금없이 EXID ‘위 아래’에 맞춰 춤추다 입을 맞추고 옷을 벗기는 화엄과 선지가 당황스럽긴 했지만,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설정이 임성한 작가의 매력이기에 웃어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판에 박힌 전개와 진부한 설정이 반복된다면 어떨까? 처음엔 예측할 수 없어 당혹스러웠던 ‘다짜고짜 프로포즈’가 벌써 지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