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학부모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자발적 시민모임 '하늘소풍'은 4일 성명을 내고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영유아에 대한 보호와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다수 국회의원의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늘소풍은 "특히 CCTV가 아동학대의 근본해결책이 아니라거나 아동보육 현장을 교사의 사생활 공간으로 인식한 것은 아동 인권에 대한 무지의 소치"라며 "관련 단체들과 연대해 법안 통과를 위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주위 학부모들도 요구해왔던 상황인데 왜 부결됐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불만을 쏟아내거나 "가정형 어린이집에는 CCTV가 거의 없어 앞으로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반면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한국보육교직원총연합회 배창경 대표는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법안은 교사에 대한 인권·교권 침해 여지가 많았다"면서 "CCTV가 의무화되면 학부모와 보육교사 간의 갈등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어 어린이집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재석 171명 가운데 찬성 83명, 반대 42명, 기권 46명으로, 의결 정족수인 출석의원 과반수(86명)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