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의 박 과장 시절 “사우디서 아들 목소리 듣고 눈물이 글썽…”

입력 2015-03-0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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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사진제공=두산그룹)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은 1982년 현 두산건설인 동산토건의 사우디아라비아 지사에서 1년 넘게 근무했다.

그는 당시 리야드 국제공항의 화물터미널 공사현장과 사우디 북쪽에 있는 아라아르 국경수비대 숙소 현장 두 곳에서 과장으로 관리업무를 담당했다. 대한민국의 수 많은 노동자들이 중동에서 오일 머니를 벌어 들일 때 박 회장도 현장에서 함께 땀을 흘렸다.

박 회장은 당시를 잊지 않았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를 4일(현지시간) 방문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상의 직워들에게 “현지 근무 당시 픽업트럭을 몰고 리야드 시내를 다니면 거기가 거기일 정도로 뻔했다. 그런데 지금은 창문에서 보니 어마어마하게 도시가 팽창했고 건물들의 스카이라인이 완전히 변했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박 회장은 “그 당시 리야드 시내에서 전자제품 많이 팔던 거리를 우리 근로자들이 ‘청계천 세운상가’로 이름 붙였는데 지금은 어디가 어디인지 찾을 수 없을 정도다”고 회고했다.

박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의 동반 성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사우디를 건설하는데 대한민국 기업인과 근로자의 땀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대한민국 경제가 오늘에 오기까지 사우디의 도움과 사우디에서의 우리 활동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982년에 사우디에서 일할 때 서울에 두고 온 아들이 세살이었는데 서울에 힘들게 국제전화를 하면 멀리 들리는 소리로 ‘아빠’하는 부름에 눈물을 글썽이곤 했다. 나 뿐만이 아니라 현장 사무실에 와서 서울에 전화를 하는 직원들 상당수가 그랬다”며 당시 일화도 소개했다.

박 회장은 끝으로 “그래도 그때는 달러 버는 재미에 다들 그런 삶이 당연하고 자랑스러워했다”며 “국가간 동반성장이라는 말의 산 증거가 사우디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근무 이후 1990년까지는 현지를 자주 찾았다. 그러다 중공업 부문 인수 후인 2003년부터는 1~2년에 한 번꼴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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