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는 주로 3월에서 5월 사이 관측되는 봄날의 불청객으로 올해도 미세먼지의 극성으로 인해 오염된 유해물질이 섞인 황사가 건강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제약업계는 ‘봄의 불청객’ 황사와 관련된 매출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에게는 황사가 더 이상 봄의 불청객이 아닌 적극적인 마케팅 대상으로서 활용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황사 탓에 발생하기 쉬운 결막염이나 안구건조증 치료제 ‘각광’ = 봄에는 유해물질을 함유한 황사로 인해 결막염이나 안구건조증이 발생하기 쉽다. 주요 증상은 눈이 가렵고 눈물이 많이 나며 빨갛게 충혈되거나 뻑뻑하고 이물감을 느끼는 것 등이다.
제약회사들은 황사와 미세먼지 등으로 안구건조증이 쉽게 발생하는 이 시기에 관련 제품들을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달 중에 안구에 직접 떨어뜨려 안구건조증 등을 개선하는 인공눈물 ‘눈앤점안액’의 고용량 제품을 출시한다. 현대약품의 인공눈물 ‘루핑점안액’도 황사가 잦은 봄철만 되면 일반약국 등을 통해 고객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동안 한미약품은 휴대가 간편한 0.5mL·0.8mL 단위의 일회용 제품을 판매해 왔다. 그러나 최근 병 형태의 점안액 사용을 원하는 안구건조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10mL 고용량 제품을 추가로 출시하게 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눈앤점안액은 안구건조증 등으로 인한 눈의 이물감 및 자극감을 일시적으로 완화하고, 하드·소프트 렌즈 착용시에도 사용할 수 있다”며 “눈물막의 안전성을 개선해 라식수술 등에 따른 각막상피결손 발생을 감소시키고 건성안 환자의 시력을 일시적으로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사와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점안제 시장도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 인공눈물 관련 시장 역시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안구건조증 환자는 지난 2009년 175만여명에서 2013년 221만여명으로 4년간 26%, 연평균 6.1% 증가했다.
디에이치피코리아를 자회사로 갖고 있는 삼천당제약은 안과용 의약품 사업에 집중, 안과 부문 매출 비중이 올해 49%(2013년 기준 42.7%)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디에이치피코리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회용 인공눈물 생산시설을 보유한 업체다.
이와 함께 현재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인 제약사는 삼진제약·휴온스·태준제약·한림제약·한올바이오파마 등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올바이오파마는 안구건조증 치료신약 ‘HL036’에 대한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바 있다.
◇황사로 인한 호흡기 질환 치료제도 ‘관심’ = 황사가 건조한 날씨와 맞물리게 되면 심한 감기나 후두염 또는 천식을 야기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또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답답한 가래기침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면 가래 배출을 도와 기침을 완화시키는 가래기침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가래기침 치료제로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뮤코펙트(성분명 암브록솔염산염)’가 있다. 뮤코펙트는 기침의 원인이 되는 가래를 묽게 만들고, 기관지 섬모 운동을 촉진시켜 묽어진 가래를 에스컬레이터처럼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뮤코펙트는 만성 기관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도 가래기침의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임상시험 결과 뮤코펙트 복용군은 위약군에 비해 6개월 후 만성 기관지염의 악화를 3배 이상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약품의 인후통 가정상비약 ‘스토마신 캡슐’은 한의학의 구풍해독탕으로 불리는 처방으로 인후와 항염에 처방되는 생약들을 적절히 배합, 편도염·편도주위염·인후염 등을 개선시켜 주는 제반 염증 치료제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스토마신 캡슐은 일반적으로 인후통 치료제로 쓰이는 은교산 제제보다 급성인후염이나 편도염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구풍해독탕 제제를 사용한 제품”이라며 “봄철의 황사로 인한 목 따가움이나 염증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제약의 ‘뮤테란’은 황사 등 공기오염에 노출된 현대인, 면역기능이 약한 어른 및 어린이, 만성 폐색성폐질환 환자 등에 효과가 뛰어난 제품이다. 임상연구를 통해 뮤테란의 주성분인 아세틸시스테인의 우수성을 입증, 진해거담제의 대표 제품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제약 측은 “중국에서 유입되는 황사나 미세먼지가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호흡기 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꾸준한 연구와 제품 개발로 호흡기 강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