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원년 홈런왕 김봉연, “해태ㆍKIA 차이는 멘탈” [스타인터뷰]

입력 2015-03-0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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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원년 홈런왕 김봉연 극동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마지막 꿈을 고백했다. KIA 타이거즈로의 복귀다. (오상민 기자)

“요즘 젊은 선수들은 운동하기 좋은 환경이야. 광주에 새로 지은 야구장도 그렇고, 옛날에는 고무신 신고 홈런 쳤는데(웃음). 이런 환경에서 운동 못하면 말이 안 되지.”

프로야구 원년 홈런왕 김봉연(63) 극동대학교 사회체육학과 교수의 말이다. 그가 회상하는 프로야구는 해태 타이거즈가 천하를 호령하던 1980년대다. 김성한·김봉연·김준환·김종모로 이어진 ‘KㆍKㆍKㆍK포’를 장전했던 바로 그때다. 거기에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이 가세한 해태는 세상천하 무서울 것이 없었다. 이기는 게 당연했다. 그래서인지 김 교수의 무용담엔 유난히 힘이 실렸다.

“꼭 한방이 필요할 땐 김성한이 ‘형님 제가 끝낼 게요’라고 말했어. 김성한이 못 치면 내가 반드시 쳤지. 그게 해태 야구야. 내가 못 치면 해태가 무너진다고 생각했거든.”

그랬다. 당시 해태는 패배에 인색했다. 김봉연은 해태에서 7년간 현역 선수로 활동하며 630경기 2145타수 596안타(0.278) 110홈런 334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무려 네 차례나 해태를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해태왕국’은 영원할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의 KIA 타이거즈는 과거 해태와는 많이 다르다. 다이너마이트 타선도, 응집력도 잃었다. 심지어 ‘종이호랑이’란 굴욕적인 소리까지 들린다. 뼛속까지 ‘해태맨’인 김 교수에겐 참을 수 없는 아픔이다. 해태를 떠난 지 14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해태를 그리워했다.

해태와 KIA, 대체 무엇이 다른 걸까. “멘탈이지. 그땐 지금보다 가난했지만 응집력이 있었어. 난 홈런왕을 두 번했지만 역대 홈런왕 중 최단신이야. 김성한, 장종훈, 이승엽. 홈런왕 중에 180㎝가 안 되는 선수는 없잖아. 덩치만 크면 뭐하나. 정신력이 살아있어야지.”

“그래도 기술은 좋아지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1980년대를 호령했던 최동원, 선동열 같은 투수는 아직도 없어.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거야. 덩치가 커진 건 분명한데 내가 볼 땐 기술이 좋아졌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아”라고 답했다.

그는 어릴 적 꿈꿨던 두 가지를 모두 이뤘다. 야구선수와 교사다. 은퇴한 운동선수 중 김 교수만큼 인생 이모작에 성공한 사람은 드물다.

“내 평행에 행운은 짧게나마 프로야구선수로 뛰었다는 점이고, 불행은 해태 선수였다는 점인 것 같아. 해태가 아닌 다른 구단이었다면 그때보단 좋은 환경에서 야구했겠지(웃음).”

그의 야구인생은 화려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배가 보픈가보다. 아마도 이루지 못한 단 하나의 꿈 때문일 거다. 그건 KIA로의 귀환이다. “KIA의 수장으로서 옛 해태의 명성을 되찾고 싶다.” 그 꿈이 있기에 해태를 떠나 지낸 14년이 슬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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