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핸드폰 제조업체 팬택의 매각이 다시 무산됐다.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원밸류에셋이 팬택 인수대금 송금을 3주 가까이 미루자, 법원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6일 "원밸류에셋 측이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인수 의사가 없다고 보고 다시 공개 매각 절차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원과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 팬택 측은 이날 오전 만나 이같은 계획을 최종 논의했다. 법원은 오는 9일 매각 계획을 공고할 계획이다. 법원은 다음달 17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받은 뒤 공개매각으로 갈지 수의계약으로 갈지 등 매각형태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법원 관계자는 “법원은 당초 원밸류에 본계약 체결을 위해 4일(한국시간)까지 계약금 명목으로 100억원을 선입금하고 이달 13일까지 잔금 900억원 가량을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원밸류가 송금을 지연했고 최종 매각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법원과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팬택의 자금사정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원밸류의 입장만 고려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서 수의계약 형태로 매각하려던 계획을 접기로 했다.
당초 법원은 팬택과 원밸류 측의 수의계약을 설연휴 전후 확정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원밸류는 연휴가 끝나자 송금 절차를 이유로 입금 시기를 미뤘다. 미국은 금융기관이 해외로 5만 달러(약 5600만원) 이상을 송금할 경우 국세청(IRS)에 보고해야 한다. 원밸류는 신고 절차를 마무리하고 지난달 27일께 입금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팬택이 자금난 끝에 법정 관리를 신청한 2014년 8월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