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을 두고 언쟁이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8일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을 이른바 '종북 세력'이 저지른 일로 규정하고 이른바 '숙주론'을 꺼내들어 야당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제19대 총선에서 위헌 정당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과 연대를 통해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포함해 종북 세력이 성장할 토양을 제공했다는 게 새누리당의 주장이다.
박대출 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 국회의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기자회견을 한 일도 여러 차례인 김기종 씨가 어엿한 시민운동가로 행세한 데는 야당 의원들과의 교류가 한몫 했다"면서 "김 씨는 국회 마이크를 잡고 반체제 주장을 펼치는, 일반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특혜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야당이 종북과 손잡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사상 초유의 테러에 대해 야당이 해명할 부분이 있다"라면서 "김 씨가 7차례나 방북하고, 성공회대 외래교수를 지낸 것은 모두 야당이 집권하던 시기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지금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종북몰이 운운하며 역색깔론을 펼칠 때가 아니라 종북 숙주에 대한 참회록을 쓸 때"라고 비판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같은날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의 피습사건에 대한 새누리당의 '종북 숙주론' 맹공에 "표를 얻기 위한 구시대적 막말 종북몰이"라고 역공을 폈다.
특히 문재인 대표가 직접 나서 리퍼트 대사에게 테러를 가한 김기종의 공격을 정의로운 행동으로 치켜세운 북한의 태도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등 '종북 프레임' 차단을 시도했다.
문 대표는 취임 한달을 맞은 이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인 리퍼트 대사를 병문안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건을 종북세력에 의한 사건으로 (규정해) 정치에 악용하려 한다면 오히려 한미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정치적 악용은 양국관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내놓고 있는 반응이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북한의 태도가) 북미관계에 좋지 않은 것은 물론 오히려 남북관계조차도 경색 시킬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테러리즘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돼선 안 된다"며 "북한이 테러 행위를 비호하고 두둔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봐서 별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성수 대변인은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이 야당을 향해 '종북 숙주론'을 제기하며 "참회록을 쓸 때"라고 비판한데 대해 국회 브리핑에서 "제1야당이 종북 숙주이면 야당과 늘 국정을 놓고 대화하고 협상하는 자신들의 정체는 무엇인가"라며 "도대체 제정신으로 하는 말인지 어처구니가 없어 말문이 막히고 참담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선거가 다가오자 이런 구시대적인 '막말 종북 몰이'로 표를 얻어 보려고 하는 것은 매우 비겁한 정치 행태"라며 "어떻게 해서든 야당에게 '종북 올가미'를 씌워보려는 속셈이 너무도 뻔해 일일이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미국과 대다수 국민이 차분하게 수사를 지켜보면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거듭 확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은 이념공세로 국민갈등을 조장할 궁리나 하고 있으니 부끄럽지도 않은가"라며 "새누리당은 치졸한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이성을 되찾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