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건설주(株)…급상승 아니면 상장폐지

입력 2015-03-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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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오후 쿠웨이트 바암궁 아미리 텐트에서 열린 '한-쿠웨이트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으로 해외 건설에 대한 수혜전망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동지역 건설 수주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련 건설주(株)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 수혜가 미치지 못하는 중견 건설사는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으로 해외 건설에 대한 수혜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박 대통령 순방 시작을 전후해 건설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현대건설은 전거래일보다 500원(+0.95%) 오른 5만3400원에 거래 중이다. 대림산업은 1400원(+2.06%)오른 6만9200원, GS건설은 500원(+1.57%) 오른 3만2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중동지역 건설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각) 셰이크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총 443억 달러 규모의 건설사업 수주 계약을 협의했다.

무엇보다 쿠웨이트는 이달 말 대규모 신정유공장 건설에 대한 입찰 마감을 예정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입찰 예정인 가운데 이번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이 국내 기업의 수주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건설 부진을 이처럼 해외 매출로 상쇄하고 있다. 주택시황 변동 가능성이 큰 가운데 해외 플랜트 수주와 호텔, 유화 사업 등 현금창출원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업황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중견ㆍ중소형 건설사 일부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려있다. 이날 현재 남광토건과 삼환기업, 신일건업 등은 전액 자본잠식 상태다. 이밖에 동부건설과 대한전선 등이 자본 50%를 잠식한 상태다.

증시 퇴출 대상에 오른 이들 상장사는 이달 말까지 자본잠식을 포함한 상장 폐지 요건을 없앴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건설업계에서는 극심한 부침을 겪고 있다. 대형사의 경우 국내 주택경기 불황을 해외에서 만회하고 있지만 시공 능력과 해외 영업망이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는 속속 퇴출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양상이다.

위기의 건설사들은 속속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2014년 12월 회계 기준으로 보면 자본잠식이 맞지만 지난 1월 16일 회생계획을 변경했다"며 "이어 1월 20일 감자, 1월 21일 증자를 마쳤으므로 현재 기준으로 잠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폐지 요건 선결을 입증할만한 자료도 마련돼 있다. 그에 앞서 감자와 증자 절차를 마무리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린 일부 중견 건설사가 자구채 마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황의 회복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시작될 전망이어서 향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주택시장 호조세를 감안할 때, 건설주 추가 상승 모멘텀이 단기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며 "올해 주택시장 회복은 수도권과 재개발과 재건축 위주라는 점을 감안할 때, 대부분 대형 건설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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