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녹십자 추천인사 선임 반대…주주 이익 위한 제안 의심”

입력 2015-03-0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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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추천 사외이사 및 감사 후보 모두 녹십자 출신 인사

일동제약이 오는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녹십자의 주주제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일동제약이 녹십자의 주주제안대로 안건을 상정하면서 두 회사는 이사진 선임을 두고 정기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일 전망이었다.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주주제안은 관련 법령에 따른 권리 행사이므로 일단 녹십자의 제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했다”면서도 “녹십자가 추천하는 사외이사와 감사의 선임에는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9일 밝혔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녹십자의 주주제안에 대한 반대 이유에 대해 △동의하고 협력할 만한 기본적 신뢰가 없다는 점 △자기 자금이 아닌 차입금까지 이용하여 일동제약의 주식을 취득, 경영 참여 선언 뒤 협력을 위한 어떠한 교감이나 협의가 없었다는 점 △전략적 제휴 등 시너지 효과를 얻을 요소가 없다는 점 △녹십자의 추천인사가 이사회에 들어오면 경쟁사의 기밀사항에 마음대로 접근해 이를 이용할 소지가 있다는 점 △녹십자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 및 감사 후보는 모두 녹십자 출신 인사라는 점 등을 꼽았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녹십자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협력과 상생’을 위한 신뢰 형성에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그 의도를 회피한 채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현재 녹십자의 주된 영업과 일동제약의 주된 영업 사이에는 전략적 제휴 등 시너지 효과를 얻을 요소가 없으며, 녹십자 역시 어떤 시너지를 기대하는지에 대해 단 한 번도 구체적 전략을 제시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 일동제약과 녹십자는 동종업계의 경쟁사로 녹십자의 추천인사가 이사회에 들어오면 일동제약의 영업전략·개발정보 등 경쟁사의 기밀사항에 마음대로 접근하게 돼 일동제약의 주된 영업 분야에 진출, 이를 이용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동제약 측은 특히 녹십자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 및 감사 후보는 모두 녹십자 출신 인사들로, 녹십자의 주주제안이 일동제약 주주 일반의 이익을 위한 제안인지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회사 관계자는 “이같은 반대 이유를 모든 주주들에게 분명히 알려 소액주주들이 현명한 선택을 통해 74년 제약업계에 헌신해온 일동제약이 숭고한 기업이념을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호소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동제약이 녹십자의 주주제안을 받아들여 정기 주총 안건을 상정한 만큼 오는 20일 일동제약 사외이사와 감사 선임건을 두고 표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대주주인 일동제약 측(지분율 32.52%)과 2대 주주인 녹십자 측(29.36%)의 지분 차이는 3.16%P에 불과하다. 게다가 일동후디스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 1.36%는 상호출자로 인해 의결권이 제한돼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1.8%P 차이로 줄어들게 된다.

이에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피델리티 측과 기타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누구에게로 향하는지가 관건이다. 특히 감사 선임건의 경우 ‘3% 초과 의결권 제한’으로 인해 녹십자 측이 일동제약 측보다 1.87%P 만큼 지분이 앞서고 있는 만큼 녹십자가 다소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이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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