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선물거래소가 싱가포르 상품시장에서 충돌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포함해 세계 23곳의 거래소를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는 이달 싱가포르상품거래소에서 새 선물 거래 플랫폼을 시작하려고 했다. 그러나 중국 정저우상품거래소가 ICE의 플랫폼 가운데 면화선물과 설탕선물이 자사 상품을 베꼈다며 법적 대응을 경고해 계획을 미뤘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도 싱가포르 감독기관인 싱가포르통화청(MAS)에 ICE 상품들이 거래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중국이 자국에서 설계하고 거래되는 선물 상품들을 외국 거래소들이 모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중국의 단호한 태도는 글로벌 선물거래산업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세계 시장에서는 서로 상대방의 상품을 베껴 비슷한 선물 거래를 제공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왔다.
ICE는 지난 2006년 CME그룹의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과 비슷한 상품을 내놓았다 소송에 휘말렸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ICE의 손을 들어줬다.
오사카증권거래소는 1990년대 닛케이225지수선물을 시작했다. 기존 싱가포르상품거래소가 운영하던 닛케이225선물과 경쟁하려는 의도였다.
싱가포르 거래소의 한 임원은 “중국이 외국 거래소들의 모방 관행을 중단시키는 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