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가 영국의 보험사인 푸르덴셜 티엄 티잔 최고경영자(CEO)를 오는 6월 말 물러나는 브래디 도건 CEO 후임으로 10일(현지시간) 지정했다.
지난 2007년부터 8년간 크레디트스위스 CEO 자리를 지켜온 도건은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해 비밀 역외 계좌를 통해 미국 부유층 고객의 탈세를 도운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사법당국에 26억 달러(약 2조6600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하고 나서 끊임없이 사임설이 제기됐다. 사임설에 대해 도건 CEO는 지난해 5월 막대한 과징금을 내게 됐지만, 은행 전체의 경영에는 매우 작은 충격만 있을 것이라며 사임을 거부하기도 했다.
코트디부아르에서 태어나 현재 프랑스 국적을 가진 티엄 티잔 푸르덴셜 CEO는 맥킨지 컨설팅과 아비바 보험 등을 거쳐 지난 2008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푸르덴셜에 입사해 이듬해인 2009년 CEO가 됐다.
티잔은 시가총액 기준 영국 최대 보험사인 푸르덴셜의 주가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1986~1994년에 맥킨지 앤드 컴퍼니의 컨설턴트로 일하며 은행과 보험에 초점을 맞춘 그는 1998년까지 코트디부아르의 기술연구ㆍ개발사무소 대표를 역임했다. 이후 1999년 12월 군사 쿠데타로 모국을 떠나기 전 기획개발부 장관에 임명되기도 했고 푸르덴셜 합류 전 영국 보험업체 아비바 유럽사업부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한편 스위스 언론은 티잔이 크레디트스위스의 새로운 CEO가 되면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세계적 은행의 CEO가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