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 7년’ 유럽 대형 금융기관, 경영진 물갈이 붐

입력 2015-03-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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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스위스 등 8개 은행 CEO 교체 발표

▲티잔 티엄 크레디트스위스 신임 CEO. 블룸버그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 7년째, 유럽 대형 금융기관들이 잇달아 경영진을 물갈이하고 있다.

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브래디 더간 현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영국 보험사 푸르덴셜의 CEO를 맡고 있는 티잔 티엄을 임명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흑인 최초로 세계에서 손 꼽히는 대형은행의 CEO가 되는 티엄은 지난 2009년 푸르덴셜 CEO에 올라 회사 주가를 사상 최고치를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8년간 CEO 자리를 지켜왔던 더간은 지난해 미국 부유층 고객의 탈세를 도운 혐의를 인정해 미국 사법당국에 26억 달러(약 2조6600억원)의 벌금을 물기로 하면서 사임 압력을 받아왔다.

투자자들은 더간이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처럼 증권부문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요구를 무시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품어왔다. CEO 교체 소식에 이날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7.8% 폭등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와 바클레이스 등 최소 8개 유럽 은행이 최근 6개월 새 CEO 등 경영진 교체를 발표했다. SC는 지난달 성명에서 지난 8년간 그룹을 이끌어온 피터 샌즈 CEO가 오는 6월 물러나고 JP모건체이스 투자은행 부문 공동 CEO를 역임했던 빌 윈터스가 그 뒤를 잇는다고 밝혔다. 회장인 존 피스는 2016년 물러나기로 했다.

바클레이스는 데이비드 워커 회장의 후임자로 존 맥팔레인 퍼스트그룹·아비바 회장을 영입했다. 맥팔레인은 4월 23일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취임한다.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 유럽 은행들은 무리하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던 것이 경영진 교체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영 쇄신을 통해 과도한 레버리지를 축소하고 내실을 튼튼히 하겠다는 의도다.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의 자본확충 요구와 초저금리 환경, 과거 탈세 방조 등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혹독한 벌금 등으로 고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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