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계좌번호 몰라도 터치터치 ‘송금 끝’

입력 2015-03-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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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써보니…송금하는 사람만 앱 설치하면 돼

친구들과 밥이나 술을 먹고 엔빵(각자 계산)할 때 현금이 없어 계좌이체를 약속한 일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또 돈을 빌린 사람이 계좌번호를 받아 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인터넷뱅킹을 통해 송금하는 것도 번거롭기만 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어플 ‘토스(Toss)’를 개발해 기업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에 공급했다. 3개 은행 사용자들은 토스앱을 통해 상대의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수 있다.

토스는 엔빵 말고도 지로 공과금, 쇼핑몰뿐만 아니라 조의금·축의금 낼 때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계좌번호 없이도 송금 가능 = 토스를 쓰기 위해선 먼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아야 한다. 현재 아이폰용 앱은 애플의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사용할 수는 없다. 아이폰용 토스는 이르면 다음 주까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앱을 실행하면 간단한 소개를 마치고 본인 인증을 요구하는데, 통신사 가입 명의자와 토스 사용자 이름이 동일해야만 신청이 가능하다. 이름, 생년월일, 핸드폰 번호 등을 입력하면 휴대폰으로 인증 번호를 확인한 후 사용자 계정 등록이 완료된다.

송금통장 등록의 경우 은행 계좌번호를 등록하면 토스가 이 계좌에 자동으로 1원을 송금한다. 이와 함께 사용자 SMS 문자에 임의 인증번호(문자‘TOSS’+임의 숫자 네 자리)를 전송한다. 여기에 계좌이체 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송금이 완료된 초(2자리)를 추가로 입력하면 된다. 이는 미국 페이팔이 쓰는 방식과 유사하다.

계좌 등록만 마치면 이제부터 간편 송금을 할 수 있다. 사용자는 △보낼 금액 입력 △연락처에서 받을 사람 선택 △암호 입력 등 3과정을 거친다.

사용자는 송금하고자 하는 상대를 정하고 금액을 입력한 후 암호를 넣으면 된다. 돈을 받는 상대에게는 보내는 사람의 짧은 메시지와 함께 계좌번호를 입력할 수 있는 링크가 함께 전송된다. 받는 사람이 수취 계좌를 입력하면 이 계좌로 송금된다.

◇결제 서비스로의 진화가 목표 = 사실 토스의 주요 수익원인 송금으로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는 수익 확대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비바어플리카는 이를 잘 알고 다양한 서비스 영역을 개척하고자 한다. 식당이나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상품 결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최근 핀테크 화두인 ‘간편결제’ 플랫폼 시장에 ‘간편이체’를 통해 진입하자는 포석이다. 이런 면에서는 다음카카오의 ‘뱅크월렛 카카오(뱅카)’와 유사하지만 송금하는 쪽에서만 앱을 설치하면 된다는 점에서 뱅카보다 유리하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애플의 애플페이, 구글의 구글월렛 등 글로벌 IT기업이 이 시장을 노리고 있어 성공 여부는 낙관할 수 없다. 게다가 세계적 간편결제의 강자 페이팔과 이베이, 아마존이 있고, 국내에서는 브이피(VP)의 ISP결제 등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지급결제 시장이 여러 사업자에 의해 활성화하는 2~3년간 다양한 서비스가 각축전을 벌이지만, 안정화 단계 이후에는 소수의 사업자가 과점 형태로 시장 지배력을 장악한다고 보고 있다. 시장 성숙기에 접어들면 비바리퍼블리카처럼 자본 규모가 적은 기업들이 생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금융사고 우려는 숙제 = 토스의 간편 결제 시스템은 매력적이지만 현재까지 주요 시중은행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사고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토스가 모든 손해배상을 약속하고 있지만, 자본금이 10억~20억원대 기업이라 불안함을 완전히 해소하진 못한다.

이에 대해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만에 하나 제3자에 의해 부정 거래가 감지되면 전액 보상한다는 방침”이라며 “보상 예치금을 따로 준비한 상태”라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실리콘밸리 투자사 알토스벤처스로부터 10억1000만원을 투자받아 가용현금이 현재 약 7억원 이상이다.

비바리퍼블리카 측의 자신감에도 대형 시중은행들은 제휴에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 국민, 하나, 우리은행 등의 고객이 토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희망적인 신호도 감지된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중 1곳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조만간 대형 시중은행에서 토스를 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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