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동호회] KB국민은행 ‘국검회’, 50여명 모여 13년째 활동

입력 2015-03-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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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검은 돈’ 의 유혹 ‘무사도’ 정신으로 막는다

▲KB국민은행 검도동호회 ‘국검회’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 오전 서울 경기고등학교 검도장에 모여 2시간씩 검도 훈련을 한다.사진제공 KB국민은행 검도동호회 ‘국검회’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사사로운 유혹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자신의 승승장구를 위해 누군가를 짓밟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자 정당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은행권은 더 치열하다. 눈앞에 있는 돈의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 금고에는 언제든 큰 금액의 시재금이 쌓여있고, 매일 수억원의 돈을 관리하고 운용할 수 있다. 201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18개 은행에서 총 1056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횡령사고 건수만 173건이다.

금융권 종사자에게는 그 어떤 직종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강조된다. KB국민은행의 검도 동호회인 ‘국검회’는 검도의 무사도 정신을 통해 사사로운 유혹과 잡념을 타개하고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국검회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검도의 특징이자 매력은 극한의 수련 후 느끼는 몸과 정신의 가벼움이다. 검도의 기본정신은 극기복례, 즉 극한의 수련을 통한 정신수양으로 자기 자신을 이기고 예와 의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국검회가 추구하는 정신이기도 하다.

2003년에 탄생한 국검회는 올해로 13년째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50명의 국민은행 직원으로 구성됐으며, 실질적으로 매년 대회에 참가하고 매주 수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인원은 10명 남짓이다. 초반에는 여성회원도 있었지만, 검도의 고된 훈련과 출산·육아 등의 문제로 지금은 남성 회원이 주를 이룬다.

국검회 활동 경력 12년을 자랑하는 이은기 사회협력부 과장은 “검도라는 운동 자체가 육체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수반하는 힘든 스포츠”라면서 “동호회지만 재미나 흥미보다는 자기수양이나 정신함양적인 측면이 강하다”라고 활동 인원이 적은 이유를 설명했다.

활동 인원은 적을지라도 연속성만큼은 여느 동호회의 추종을 불허한다. 국검회원의 활동 경력은 평균 10여년이다. 국검회의 멤버 구성 변화는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에 대해 이 과장은 “검도는 신사적인 무도다. 같이 운동하는 직원 간 예의나 우의·신의가 두텁다”며 “직급에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강해 돈독한 친목을 자랑한다”라고 전했다.

국검회 회원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 경기고 내 검도장에 모여 오전 11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검도 훈련을 한다. 전국사회인검도대회처럼 전국 규모의 큰 대회부터 서울컵 검도대회·강남구청장배검도대회·경기고동문배 검도대회 등 소규모의 대회까지 출전하며 기량을 쌓고 있다.

아직까지 큰 대회에서의 화려한 입상 경력은 없다. 오히려 본선 진출조차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회원들은 1년 내내 동료들과 함께 땀과 눈물로 운동하며 10년 이상 동호회를 지켜온 것 자체에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낀다. 이 때문에 국검회는 스스로를 국민은행의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고 표현한다. 국검회원들은 최고보다 최선이 주는 만족감과 희열이 더 뜨겁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사로운 욕심을 버려야 하는 국검회의 목표는 아이러니하게도 전국대회 입상이다. 개인의 욕심이 아닌 애사심 때문이다. 이 과장은 “전국사회인검도대회에는 국내 유수의 기업체 검도동호회가 모두 참가한다. 이때 우리는 국민은행 명찰을 차고, 국민은행을 대표해 출전한다”면서 “입상 자체가 기업 PR이 된다. 비록 규모나 지원 등에 있어서 불모지 같은 환경이지만, 입상을 통해 국민은행의 이름을 드높이고 싶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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