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이 오너 개인회사를 통해 에리트베이직 챙기기에 직접 나섰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리트베이직은 운영자금 목적으로 49억9999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대상은 형지리테일이다.
의류제조 도매업을 영위하는 형지리테일은 최병오 회장이 최대주주로 49%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딸 최혜원 씨와 아들 최준호 씨가 각각 31%, 20%를 보유한 오너가 회사다. 에리트베이직의 자금조달에 최병오 회장이 직접 나선 셈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형지리테일까지 에리트베이직 신규 주주로 들어서게 됐다. 에리트베이직은 지난 2013년 패션그룹형지가 인수했으며, 지난해 우성I&C가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오는 4월 6일 신주가 상장되면 형지리테일이 에리트베이직 지분 14.1%를 보유하게 되며, 우성I&C와 패션그룹형지는 각각 15.8%, 15.6% 의 지분율을 갖게 된다.
이처럼 그룹 내 주요 계열사가 모두 에리트베이직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 이번 유상증자 목적과 관련해 업계 관심이 높다. 에리트베이직은 학생복 브랜드 엘리트를 생산하며, 국내 학생복 시장 점유율 1위의 의류 업체다. 학생복 외에 스포츠웨어, 유니폼도 생산 중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에리트베이직의 실적이다. 에리트베이직은 최근 3년간 수익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4년 연결 재무제표(2013년 7월~2014년 6월) 기준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 916억원, 49억원, 2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 7.8%, 15.5%, 22.6%씩 감소했다.
2013년 실적도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우성I&C에 이어 형지리테일까지 자금조달에 나서 에리트베이직 수익 개선을 위해 계열사들이 총동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업계 분석이다.
한편, 패션그룹형지는 최근 법정관리 중인 이에프씨(옛 에스콰이어)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쇼핑몰 바우하우스를 통해 유통업과 에리트베이직의 학생복 진출에 이어 제화업체까지 업종 확대를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