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에 다시 생기가 돌고 있다. 증권사들의 고용률이 늘면서 거래활성화는 물론,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경제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뉴욕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월가에 고용된 직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00명 증가한 16만7800명으로 집계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고용이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고용 인력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지급된 보너스 금액도 눈에 띠게 증가했다. 작년 월가에서 지급된 보너스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늘어난 285억 달러(약 32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최대 규모다. 평균 보너스 금액도 2% 늘어난 17만2860달러(약 1억95000만원)로 나타났다.
다만, 월가 내 투자은행들의 보너스 규모는 역대 최고였던 2006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2006년 투자은행들의 전체 보너스 규모는 343억 달러로, 평균 보너스는 19만1360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월가의 거래환경을 고려하면 이 같은 수치는 의미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동안 금융 위기와 경제 침체를 겪으면서 월가의 고용환경은 불황에 빠졌다. 리먼브러더스와 베어스턴스가 금융위기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등 업계에서는 금융위기 동안 총 2만8000명을 해고했으며, 지난 2011년부터 2년 동안은 이보다 많은 인원을 추가로 감원했다.
뉴욕시 전체에서 월가의 고용감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지만, 이에 따른 임금 감소는 21%에 달할 정도로 경제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월가의 고용증가 전환으로 미국의 경제중심지 뉴욕의 세수활성화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작년 뉴욕감사원이 증권관련 활동으로 거둬들인 세금은 전체의 19%를 차지했다.
마스 디나폴리 뉴욕감사원장은 “월가에서 고용이 다시 활기를 보인다는 것은 뉴욕시 경제에도 긍정적인 징후로 볼 수 있다”면서도 “이 같은 추세가 얼마동안 이어질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