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으나, 현재는 우리 경제에 유익한 ‘좋은 디플레이션’이란 주장이 나왔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마이너스 전환을 가급적 피하기 위해선 금리 인하보다는 에너지 관련 공공요금의 인하 시기를 미루고, 최저임금을 빠르게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12일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와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들이 공동주최한 ‘한국경제 디플레이션 위기 고조 긴급 진단 토론회’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최근 물가상승률 하락은 음(陰)의 수요충격보다는 양(陽)의 공급충격이 더 중요해 우리 경제에 전체적으로 ‘굿뉴스’”라면서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악성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디플레 우려 불식을 위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면 에너지 관련 공공요금 인하 시기를 금년 하반기 이후나 내년 이후로 미루는 것이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압력이 가장 큰 올 상반기는 피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또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명목임금의 하방 경직성을 유지 혹은 강화시키는 것도 지금과 같은 일시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에 더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및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금리 인하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시차 때문에 디플레이션 우려가 가장 큰 상반기 내지 올해 중 인플레이션율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하반기 이후로 예고돼 있으며 △믿을 만한 가계부채 통제 대책이 아직 마련되거나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 의사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