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 1%대 시대로 진입했다. 한국은행은 12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하항 조정했고 밝혔다. 지난해 8,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넉 달째 동결했으나 이달 또 한 차례 내렸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기록했던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0%보다도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무엇보다 세계 주요국들이 연초부터 금리를 경쟁적으로 낮춰 통화량을 늘리는 이른바 ‘통화 전쟁’이 벌어진 것이 그 배경이다. 올 1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양적완화 결정을 전후로 유럽에 퍼진 통화완화 물결은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까지 확산됐다.
또 수출·투자·생산·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나빠지는 상황도 감안했다. 여기에 디플레이션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2월 현재 석 달째 0%대를 이어가고, 담뱃값 인상분을 제외하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은의 이번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높다. 우선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작년 8월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한은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빠르게 하향 조정하자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또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띠면서 연방준비제도가 이르면 오는 6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는 것은 물론 경기변동성도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