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관계에 있던 변호사로부터 각종 금품을 수수하고 사건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었던 이른 바 '벤츠 여검사' 사건 피고인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넘겨진 벤츠 승용차를 '사랑의 정표'라고 본 2심 판결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검사 이모(40)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내연 관계에 있던 최모(53) 변호사로부터 특정 사건의 수사를 담당 검사에게 재촉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신용카드, 벤츠 승용차 등 5591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2011년 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최씨로부터 받은 물건이 사건 청탁과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징역 1년 4월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씨가 최 변호사로부터 고소사건을 청탁받은 시점은 2010년 9월인데, 벤츠 승용차를 받은 것은 2년 7개월 전인 2008년 2월이었다"며 "이씨는 여자관계가 복잡한 최 변호사에게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겠다는 정표를 요구해 사랑의 정표로 받았을 뿐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당초 이 사건은 2011년 최 변호사와 내연관계에 있던 또 다른 여성이 대검찰청에 진정을 하고, 언론사에 제보를 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대검찰청은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특임검사를 임명하고 수사팀을 꾸린 지 1개월 여만에 최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이 검사를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