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시대에 진입하면서 증시가 술렁이고 있다. 저금리를 피해 은행권을 빠져나온 자금이 증시에 스며들면서 단기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반면 이같은 투심이 지속되기 위해선 ‘경기 회복세’가 수반돼야한다는 신중론도 맞서고 있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는 증시에 적잖은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5.59포인트(+0.28%) 오른 1986.42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 시작과 함께 1976포인트까지 하락했던 코스피시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상승세를 시작했다.
코스닥의 상승폭은 오히려 더 컸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89포인트(+1.13%) 상승한 626.50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장 초반 외국인 매도세에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던 것과 달리 코스닥은 개인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날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율을 염두에둔 금리인하인 만큼 당분간 '환율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결국 대형 수출주를 중심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준 금리 인하에 다음달 분양가 상한제의 탄력 적용,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후 해외 수주 기대가 맞물려 4월 초까지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 역시 "기준금리가 인하로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가 본격화될 오는 6월 전인 5월께 한국은행이 한 번 더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가 생겼다"고 전망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로 건설주나 증권주 등이 수혜를 볼 것"이라며 "주식시장의 투자 심리도 확실히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상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로써 과도하게 낮은 은행주의 주가수준이 메꿔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일 것이라는 신중론도 이어졌다.
기준금리 인하보다 이를 통한 국내 경기침체 개선이 선결조건이라는 의미다. 단기적인 금융권 자금 이탈로 증시에 반짝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 해결점은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내려갔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보다 많은 정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가 단기적으로 환율이나 증권주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중장기적인 추세를 바꾸기는 어려워보인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은 그동안 꾸준히 시장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금리인하에도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진다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기 회복 효과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게 된다. 이 경우 국내 경기 펀더멘털 및 기업 호실적 기대 등을 전망한 외국인 주식 자금 유입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윤창현 금융연구원 원장은 금리인하에 앞선 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그 자체가 경기부양책으로서 가지는 의미는 약할 것"이라며 "오히려 기준금리 앞자리가 '2'에서 '1'이 되면 상당한 위기감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