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가치가 브레이크 없이 치솟으면서 금이 역풍을 맞고 있다. 금값이 12일(현지시간) 하락하면 9거래일 연속 떨어져 지난 1998년 이후 17년 만에 최장 기간 하락세를 기록하게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싱가포르상품거래소에서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1150.62달러로 최대 0.4%까지 하락했다. 전날 금값은 장중 1147.72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2월 1일 이후 3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실시에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금값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유로ㆍ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0505달러로 지난 2003년 3월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날까지 금 전문 상장지수펀드(ETF)는 10거래일 연속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다. 데이비드 레녹스 팻프로핏 애널리스트는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호조를 보여 달러 가치가 미친듯이 오르고 있다”며 “이는 확실히 금값을 하락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고용은 12개월 연속 20만명 이상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19개월 연속이었던 지난 1995년 3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9일 “연준은 조기에 긴축에 들어가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인상을 미루다 갑자기 빠르게 올리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