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희는 배우이자 예능인 그리고 14년차 목수다. 2년 전부터는 어엿하게 문을 연 가구브랜드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며 집에서는 한 여자의 남편, 한 아이의 아버지다. 이렇게 많은 수식어를 가진 그가 이번에는 에세이 작가로 변신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는 배우 이천희의 에세이집 ‘가구 만드는 남자’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그의 책 ‘가구 만드는 남자’는 그가 가구를 만들기 시작한 계기, 배우로서의 삶,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천희는 아직 작가라는 호칭이 쑥스러운 듯 말문을 떼며 얼굴을 붉혔다.
“아직 작가라는 말이 어색해요. 작가라는 타이틀이 이름 뒤에 붙여지니까 묘한 기분이 드네요. 책의 제목처럼 가구를 만들고 가구를 대하듯 삶을 대하는 저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책을 냈어요.”
이천희가 가구를 직접 만든 지도 벌써 14년이나 흘렀다. 그가 처음 가구를 만들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남들보다 키가 크니까 쇼파 길이가 길었으면 했는데 그런 쇼파를 안 팔길래 만들기 시작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구에 몸을 맞추잖아요. 저는 제 몸에 맞는 가구를 만든 거죠.”
이천희가 책을 세상에 선보이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책을 내기 전에 사람들이 제 얘기를 재밌어 해 주실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3∼4개월 정도 걸릴 거라고 예상했는데 쓰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좀 더 많은 내용을 넣고 싶어지고, 사진까지 직접 찍어서 넣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2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가구 만드는 남자’ 이천희는 끝으로 작가로서 자신의 소망을 전했다. “제 딸 소유에게 처음으로 만들어 준 가구가 아기침대예요. 그 침대는 아직까지도 소유가 너무도 아끼고 있어요. 우리 아이는 진짜 친환경 가구를 쓰게 해 주고 싶어서 삼백나무로 침대를 만들어 줬죠. 제가 만드는 가구가 장인처럼 훌륭한 가구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 준다는 게 의미 있어요. 제 책을 통해 함께 가구를 만들어 쓰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