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문건유출' 재판 4월부터 본격화…박관천-박지만 증인심문 예정

비공개 재판 한차례 진행한 뒤 4월부터 2주간격 공개 증인심문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에 관한 재판이 다음달 10일 박관천 경정에 대한 심문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13일 박관천(49) 경정과 조응천(53)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 한모(45) 경위에 대한 마지막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변론기일에 앞서 주요 증거와 쟁점에 관해 합의하는 절차다.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유출된 문건에 관한 서류증거 조사를 오는 27일 비공개로 열리는 다음기일에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2주 간격으로 박관천 경정을 시작으로 박지만 EG회장과 박 회장의 측근인 전모씨, 조모 세계일보 기자에 대한 증인심문을 차례로 이어갈 예정이다. 박관천 경정은 사건의 공동 피고인이지만,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은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

청와대 문건유출을 처음 보도한 조 기자는 한씨에 대한 증인으로 채택됐다. 따라서 4월 10일에는 박관천 경정에 대한 심문을 하고, 2주 뒤인 24일에는 박지만 회장이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측이 신청한 권오창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행정관 2명에 대한 증인채택은 보류됐다. 변호인 측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하는 문서가 파기를 전제로 작성되는 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들의 증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권 전 비서관이)과거 공직에 있었다고 해도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람이 위증의 부담을 지고 증인으로 나서는 게 적절한 지 의문"이라며 "사실조회나 서면확인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앞으로 다루게 될 재판의 주요 쟁점을 △유출된 문서가 '직무관련 대통령 기록물'이라고 볼 수 있는지 △대통령 기록물로 볼 수 있다면 그렇게 인정받는 시기는 언제인지 △조 전 비서관이 지시를 내려서 밖으로 문서를 반출한 것을 기록물 '무단으로 유출'로 볼 수 있는지 △문건 내용이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지 △원본이 남아있는 경우도 '공용서로 은닉죄'가 성립하는지 △박 경정이 '문건 절취자를 처벌해달라'며 진정서를 작성한 행위가 무고죄인지 등 6가지로 정리했다.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은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동향보고서 등 청와대 내부 문건 17건을 박 회장 측에 수시로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한 경위는 서울청 정보1분실에 보관돼 있던 박 경정의 짐 속에서 청와대 문건 등을 복사해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