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얼굴없는 화가 뱅크시, 자본주의에 찌든 미술계 조롱

입력 2015-03-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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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서프라이즈’가 얼굴없는 화가 뱅크시의 기행에 대해 다뤘다.

15일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이하, ‘서프라이즈’)에서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본주의에 찌든 미술계를 비판하는 화가 뱅크시의 이야기가 방송됐다.

지난 2005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안으로 들어선 한 남성이 자신의 그림을 몰래 걸어두고 사라졌다. 해당 남성은 이 과정을 인터넷에 공개했고, 남자의 그림은 2주간이나 미술관에 걸려있었지만 영상이 공개되기 전까지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영상을 올린 남자는 ‘뱅크시’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는 그래피티 화가로, 화가의 유명세에 따라 그림을 평가하는 미술계를 비판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이다.

그는 2010년 직접 연출한 다큐멘터리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를 통해 돈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과 자본주의에 물든 미술계를 비판하기도 하는 등 꾸준히 자본주의에 젖은 미술계 문제를 지적해왔다.

뱅크시는 다큐멘터리에도 직접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목소리도 제3자의 목소리를 통해 더빙하는 등 자신의 정체를 감춰왔는데, 이 때문에 사람들의 궁금증은 더 극에 달했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 등 유명 인사들이 앞다퉈 뱅크시의 그림을 사들였고, 그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2013년 6월 런던 미술품 경매에서는 그의 ‘노예 노동’이라는 그래피티 벽화가 88만 유로, 약 11억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노예 노동’은 그가 한 편의점 벽에 그린 그래피티 작품으로 평론가들은 그의 그림이 기존 이미지를 비틀어 사회상을 풍자한다며 극찬했고, 뱅크시를 단속하던 경찰들은 오히려 그의 그림 훼손을 막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자본주의에 물든 미술계를 비판하던 뱅크시도 유명세를 통해 엄청난 몸값의 화가가 된 것이다.

뱅크시는 자신의 그림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센트럴 파크 앞에서 자신의 그림을 노인에게 팔게하고, 이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6시간 동안 뱅크시의 그림을 구매한 사람은 단 3명이었으며, 평균 판매 가격은 60달러였다. 수억을 호가하는 뱅크시의 그림이 무명 화가의 그림이라고 생각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길조차 두지 않았다. 작품성과 관계없이 화가의 유명세에 가격이 결정되는 예술계 실태를 다시 한 번 조롱한 것이다.

자신을 ‘아트 테러리스트’라 소개하는 그래피티 화가 뱅크시는 지금도 미술이 순수 예술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본주의에 물든 미술계를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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