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검찰에 따르면 정준양 전 회장을 비롯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의 전ㆍ현직 경영진 대다수가 출국 금지됐다. 출국 금지된 이들은 향후 검찰의 소환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검찰이 정준양 전 회장을 출국 금지한 것은 이번 수사의 본류가 포스코건설을 넘어 그룹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성준)는 포스코건설 해외법인 임원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이다. 특수2부는 이번 수사를 계기로 포스코 전담팀이 돼 그룹 전반의 비리 의혹을 수사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포스코건설 외에 다른 부문도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이외에 포스코P&S의 탈세,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 특혜 인수 및 이 회사의 비자금 조성 등 다수의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성진지오텍은 정준양 전 회장과 밀접하게 연루되어 있다. 정준양 전 회장은 2008년 12월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발령났다가 3개월 뒤인 2009년 2월 포스코 회장에 올랐다. 그가 회장에 오른 막후에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영준 전 차관은 2010년 3월 정준양 전 회장의 성진지오텍 인수에 입김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의 정준양 회장 조사가 전 정권 실세 수사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한편, 검찰이 정준양 전 회장을 겨냥하면서 재계는 사정 당국의 수사망이 다른 기업으로 확대될 지 긴장하고 있다. 현재 검찰 안팎에서는 포스코 다음에 A그룹, B그룹 순으로 부정ㆍ부패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정부에서 경제살리기와 임금인상 요구와 함께 사정 정국까지 펼치고 있어 어떤 판단을 해야할 지 헷갈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