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 성진지오텍 50억 규모 비자금 조성 정황 포착

입력 2015-03-16 10:49 수정 2015-03-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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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계열사서 전방위 비자금 조성 정황

부정ㆍ부패 척결의 의지를 밝힌 정부가 첫 사례로 사실상 지목한 포스코가 포스코건설 외의 계열사에서도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을 출국 금지하며 수사를 전방위로 넓히고 있어 파문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2015년 3월 15일 [단독] 정준양 출국금지, 포스코도 검찰 조사받는다

16일 내부 제보에 따르면 포스코가 인수한 성진지오텍은 인수 직후인 2010년 중순부터 2011년 말까지 미국의 위장법인을 통해 50억원 규모의 해외 수익을 빼돌린 혐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진지오텍은 지난 2013년 7월 포스코플랜텍을 합병하고, 합병법인을 포스코플랜텍으로 명명한 바 있다.

당시 성진지오텍 미국법인의 자금이 흘러간 곳은 일진성진이었다. 이 곳은 전정도 전 성진지오텍 사장의 형 전영도 일진에이테크 회장이 실질적인 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성진은 일진에이테크의 해외 위장법인으로 추정된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해외 계약금이나 하청업체의 납품대금을 높여 특정업체를 경유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기업의 전형적인 비리 행태로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감사실 역할을 하는 정도경영실은 2012년 초 성진지오텍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포착했으며 해당 임원 A씨를 보직 해임했다. 해당 사건에 정통한 내부 관계자는 “자금이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밝혀졌는데도 생각 외로 가벼운 징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2011년 성진지오텍 경영진으로 재직했던 B씨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답변할 수는 없지만 비자금 조성은 없었다”고 이를 부인했다.

현재 검찰은 성진지오텍의 비자금 조성 혐의도 포착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의 어디로 흘러갔는지가 수사의 주요 목표다.

검찰이 포스코건설을 넘어 정준양 전 회장을 직접 겨냥하자, 이제 수사망이 어디까지 확대될 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주 정준양 전 회장과 정동화 전 부회장을 비롯 포스코그룹 전ㆍ현직 경영진 일부가 출국 금지됐다. 결국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지류일 뿐, 정준양 전 회장의 무리한 인수ㆍ합병(M&A) 배경과 비자금의 사용처가 수사의 본류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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