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도쿄돔 콘서트, 왜 의미 있을까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5-03-1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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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일본 아베 정권의 우경화 정책을 바탕으로 한 ‘혐한류’는 한류의 위기를 자아냈다. 한류는 일본이 아닌 중국 등지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한류를 선도했던 K-POP의 위기는 유독 두드러진다. ‘별에서 온 그대’ 김수현, ‘상속자들’ 이민호 등 드라마와 배우들에게 고삐를 내주었다. 동방신기, 빅뱅 등 일부 한류 아이돌에 국한된 의존성은 한류 고착화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다.

이런 상황 속에서 14, 15일 양일간 진행된 샤이니의 도쿄돔 공연이 위기 속 한류에 단비로 작용할 전망이다. 샤이니의 도쿄돔 공연이 일본 내 K-POP 한류에 남다른 의미로 작용하는 세 가지 요인을 살펴보자.

첫 번째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빅뱅에 이은 새 아이돌 그룹의 비상이라는 점이다. 특히 일본 내 인기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도쿄돔 공연은 한동안 새 한류 아이돌의 입성을 허락하지 않았다. 2007년 가수 비를 시작으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JYJ, 빅뱅, 카라, 소녀시대, 2PM, 장근석 등 도쿄돔에 오른 스타들은 한정돼 있고, 조건은 까다로웠다. 2011년 일본 데뷔 후 4년 만에 첫 도쿄돔 공연을 가진 샤이니의 행보가 남다른 이유다.

유니버설 뮤직 재팬 타쿠 나카무라 총괄 디렉터는 샤이니의 도쿄돔 공연에 대해 “일본 아티스트도 서기 어려운 곳이다. 5만 객석이 꽉 찼다는 것은 일본에서 많은 의미가 있고, 상징성을 띈다. 샤이니가 일본에서 통한 이유는 가창력이 있고, 댄스 퍼포먼스와 개개인의 캐릭터가 강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샤이니의 도쿄돔 공연이 갖는 두 번째 의미는 현지화 전략에 있다. SM엔터테인먼트라는 대형 기획사 소속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샤이니가 택한 것은 ‘도움’이 아닌 ‘공연’이었다. 2010년 일본 데뷔 전부터 도쿄, 나고야, 오사카 일대에서 공연을 시작했고, 도쿄돔에서 끝난 이번 투어 역시 일본 20개 도시에서 총 32회 공연 끝에 이뤄진 쾌거였다. 해외 아티스트가 주요 도시가 아닌 중소 규모의 도시에서 연달아 공연을 이어간 것은 관객 동원의 어려움을 볼 때 이례적인 일이다. 이러한 샤이니의 행보는 대형 기획사 소속의 아이돌 그룹은 물론이고 중소 규모의 소속 가수들에게도 희망이 된다.

SM엔터테인먼트 김영민 사장은 “샤이니의 돔 공연까지 멤버 개개인의 기억, 추억, 역사가 있다. 그만큼 샤이니만의 장점이 있다. 일시에 5만명을 모을 수 있는 광대역이 된 만큼 향후 발전 가능성을 믿는다”고 말했다.

세 번째 의미는 경직된 한일 관계에서 문화 사절단의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일 관계는 전례 없는 냉각 상태이고, 문화 교류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김영민 사장은 “샤이니는 2년 넘게 한일 관계가 경직돼 있어서 어떤 매체도 없는 와중에 잘하고 있는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문화강국을 표방한 우리 문화의 영향력은 대중문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ㆍ경제ㆍ산업적으로 복합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도쿄돔 무대에 선 한국 아이돌 그룹이라는 점과 10만명의 일본 팬들이 반응했다는 점은 그 의미와 수치로 볼 때 향후 한류의 불씨를 지필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타쿠 나카무라 디렉터는 “일본 음반 시장에 힘이 없다. 샤이니처럼 레벨 높은 아티스트가 일본에서 활동하는 것이 현지 시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돔에 선 우리 아티스트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단기간 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샤이니를 이어 수많은 스타가 도쿄돔에 설 것이다. 한류가 위기를 맞을수록, 한일 관계가 경직될수록 도쿄돔 공연이 갖는 상징성은 더욱 증폭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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