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변칙적인 우회상장을 통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리고도 각종 세금을 탈루한 우회상장한 4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 169억원의 탈루세액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1일 "최근 일부 비상장기업들이 변칙적인 우회상장으로 주가를 조작해 증권시장을 교란하고 단기간에 거액의 시세차익을 얻은 대주주들이 각종 세금을 탈루한 정보를 입수해 지난 2∼3개월간 세무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우회상장이란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의 합병·포괄적 주식교환·주식스왑 등과 연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비상장기업의 최대주주 등이 상장기업의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최근 국세청이 우회상장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혐의가 짙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을 잇따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9월초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팬텀'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팬텀은 지난해 음반 기획사인 '이가엔터테인먼트'와 DVD 유통사인 '우성엔터테인먼트', 연예 매니지먼트사인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해 우회상장했다.
국세청 오대식 조사국장은 "비상장법인의 대주주가 상장폐지 직전의 법인 주식을 저가로 장외매수한 뒤 상장법인의 대주주가 된 후 본인이 대주주로 있던 비상장법인을 인수·합병해 우회상장했다"고 조사배경을 설명했다.
오 국장은 "이 과정에서 지인 등의 이름을 차용해 주식의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시세를 조작, 단기간에 주가를 끌어올려 매매차익을 챙기는 등의 변칙거래를 적발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들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722억원의 탈루소득을 밝혀내고 법인세 및 양도소득세 등 관련제세 169억원을 추징했다.
또 차명주식을 이용해 변칙적인 주가조작을 한 1개 업체는 조세포탈범으로 검찰에 고발조치하고 나머지 3개 업체에 조사결과는 증권거래법 위반여부에 대한 후속조치를 위해 금융감독원에 통보할 예정이다.
한편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우회상장의 폐해가 부동산 투기 이상으로 큰 것으로 판단했다"며 "앞으로 우회상장을 통해 변칙적으로 고소득을 올리고도 탈세를 한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