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이란 곧 가정적,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벗어남을 의미한다. 가족을 뒷바라지해야 할 의무, 조직에서 맡은 일을 차질 없이 해내야 할 책임에서 해방된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모든 시간과 정성을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퇴직 이후의 내 삶은 ‘자유롭다’는 그 사실만으로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기간이다. 그러기에 난 ‘나’를 표현하는 많은 것 중에서 ‘구름’을 가장 좋아한다. ‘구름’, 그건 아무 것에 걸리지 않는 무한한 ‘자유’다.
어차피 인생이란 혼자 왔다 혼자 간다. 자식도 때가 되면 부모의 품을 떠나고, 부부도 마찬가지다. 그러기에 난 일찍부터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취미생활도 가능한 한 혼자서 하는 것을 주로 했다. 짝을 이루어야만 하거나, 예약을 해야 하거나, 비가 오면 할 수 없는 것은 가급적 피했다. 말로써 말이 많아지는 것이 싫어 잘 모르는 사람들과 하는 동호회 활동도 피했다. 점차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또 혼자 하는 것을 즐기게 됐다.
퇴직 무렵 나는 퇴직 이후의 내 남은 삶의 방향을 ‘도전하면서 즐겁게 살고, 나누면서 보람되게 살자’고 정리했다. 도전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다. 도전하면서 삶에 생기와 활기를 되찾는다. 나눔은 내가 가진 것을 공유하는 것이다. 나눔은 뺄셈이 아니고 곱셈이다. 가진 걸 나누면 그 빈자리에 몇 배의 보람이 채워진다. 내가 만든 해외 어린이 돕기 단체인 ‘사단법인 아름다운 유산’의 슬로건은 ‘천원의 나눔, 만원의 행복’이다. 나눔은 10배의 행복을 가져다준다. 끊임없는 도전이라는 씨실과 나눔이란 날실로 짠 내 인생은 ‘행복’으로 채색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