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2000만주의 상환우선주 유상증자에서 실권주 전량을 하나은행, 우리은행에게 넘김에 따라 3000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 발행이 완료됐다.
현대상선은 이번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와 현대건설 인수자금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로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 측 자금 764억원 가량을 지원받는 부수입도 거뒀다.
1일 현대상선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구주주 배정 후 발생한 실권주 717만주(36%)를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게 각각 383만여주, 333만여주씩 전량 배정키로 결정했다.
이는 현대상선이 경영권 방어 및 현대건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 발행이 실권주 없이 100% 완료됐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발행된 상환우선주는 일반적인 상환우선주와는 달리 보통주와 같은 의결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현대중공업 측도 지분율 및 의결권 주식수 하락을 우려해 '울며 겨자먹기'식 유상증자에 동참하게 된 것.
현대상선의 5%이상 주요주주 가운데 케이프포춘(10.01%)을 제외한 현대엘리베이터(18.71%), 현대중공업(17.60%), 현대삼호중공업(7.87%), 현대건설(8.3%) 등 4개사가 모두 이번 상환우선주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분기보고서 기준 5%이상 주요주주는 아니나 현대중공업 우호지분인 KCC도 상환우선주를 배정받았다.
현대그룹 측은 우호지분이던 케이프포춘의 유상증자 불참에도 불구하고 전체 발행주식의 4.7%에 달하는 실권주를 우호세력인 하나은행, 우리은행에게 넘기며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증자 후 케이프포춘 지분율은 10.01%(1331만6838주)에서 8.7%로 1.31%포인트 낮아지지만, 하나은행 2.50% (383만여주), 우리은행 2.18%(333만여주)이 총 4.68%(717만여주)의 지분을 신규확보하며, 결국 현대그룹은 3.37%포인트의 지분 확대를 이뤘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 외 특수관계인 17인의 지분은 종전 32.45%에서 35.82%로 높아졌고, 여기에 우리사주 5.74% 등을 더할 경우 최대 43.91%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현대상선 경영권을 위협하고, 현대건설 인수를 다투는 현대중공업 측은 유상증자 참여에도 불구하고 기존과 동일한 25.47%수준을 유지하며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간 지분차이가 최대 18.44%포인트로 벌어지게 됐다.
현대상선은 현대건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 6월 42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데 이어 3000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 발행을 완료하며, 올 들어 유상증자를 통해서만 7200억원에 달하는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한편 현대상선의 주가는 구주주 청약률이 64%대에 그치며 내내 약세를 보여오다 1일 36%(717만주)에 달하는 실권주 발행을 완료하며, 나흘만에 5.02% 급반등한 2만3000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