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올 상반기에 장기자금 확보를 위해 금융채 발행을 큰 폭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반적인 예금의 단기화도 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상반기 중 금융부문의 금융거래 특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금융부문의 자금조달규모는 14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79조2000억원에 비해 60조원 이상 급증했다.
이중 은행 및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이 125조9000억원을 조달해 지난해 47조8000억원 조달에 비해 배 이상 급증했다. 증권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은 고객예탁금 등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17조8000억원 조달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000억원 조달에 그쳤다.
금융상품별로는 예금이 지난해 하반기 34조5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5조2000억원으로 20조원 이상 늘어났다.
특히 은행들의 장기자금 확보를 위한 금융채 발행이 크게 늘어나면서 채권발행을 통한 조달이 지난해 하반기 8조1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6조6000억원으로 4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했다.
예금취급기관 및 증권기관을 포함한 금융기관의 단기예금(계약만기 1년 미만인 예금 상품) 비중은 지난해 말 현재 50.8%로 50%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6월말 현재 51.5%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은행 예금이 수시입출식 예금(MMDA), 6개월~1년미만 정기예금 등 주로 결제 및 단기저축성예금 중심으로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풀이했다.
상반기 중 금융부문의 자금유용 규모도 158조5000억원을 기록, 지난해 하반기 74조70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금융권별로는 예금취급기관의 자금운용규모가 지난해 하반기 48조6000억원에서 130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고, 운용형태별로는 금융채, 국채, 기업 사모사채 등의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채권 등 유가증권이 12조2000억원에서 70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상반기 중 금융부문의 자금조달 대비 자금운용 비중은 104.4%로 지난해 하반기 95.0% 보다 크게 상승했다.
한편 6월말 현재 금융부문의 금융자산 잔액은 2995조3000억원으로 국민총소득(GNI, 명목기준)의 3.6배, 국내 총 금융자산잔액의 50.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4년에 비해 국민소득에 대한 배율(3.3배)은 상승한 것이지만 국내 총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50.4%)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금융부분의 부채잔액은 2901조원으로 국내 총 금융부채 잔액의 57.6%를 차지, 지난 2004년 말 57.5%에 비해 다소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말 현재 금융부문의 순 금융자산규모는 94조3000억원으로 2004년 43조3000억원에 비해 51조원 증가했다.
미국, 일본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금융자산 비중(50.3%)은 일본 50.7% 보다는 낮고 미국 48.5% 보다는 높았다. 금융부채비중(57.6%)은 자산과 반대로 미국 59.8% 보다 낮고 일본 57.2% 보다 높았다.
명목 GNI 대비 금융자산은 우리나라(3.6배)가 미국 4.1배나 일본 5.7배보다 낮은 수준으로 아직 금융부문의 발전정도가 이들 나라에 못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권별 보유금융자산 비중을 보면 우리나라는 은행을 비롯한 예금취급기관이 73.8%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 반면 일본(52.4%)과 미국(23.5%)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기타중계기관 비중(29.7%)이 높았고, 미국은 뮤추얼펀드, 모기지회사 등 기타중개기관 비중이 44.1%로 금융권역별 가운데 가장 높았다. 6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기타중개기관 비중은 12.5%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