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준, ‘인내심’ 버렸지만 비둘기파 행보는 유지

입력 2015-03-19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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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전망 하향·금리인상폭도 줄여…6월 금리인상 길 터놨지만 시장은 9월에 무게

▲연준 점도표(17명 위원들의 금리 전망). 단위 % 출처 마켓워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의 길을 열었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선제 안내인 “금리인상에 ‘인내심(patient)’을 갖겠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연준이 과거 금리인상을 단행했을 때와 비슷한 행보를 보인 셈이다. 성명은 대신 “4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 같지는 않다”는 문구를 넣어 이르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길을 터놨다.

이날 성명은 “미국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moderated somewhat)’”고 표현해 지난 1월 성명의 “경제성장이 견고해졌다”에 비해 다소 비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고용에 대해서는 ‘강력한(strong)’이라는 판단을 유지했으며 인플레이션은 최근 저하가 일시적이며 중기적으로 2%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전망을 바꾸지는 않았다.

그러나 연준은 분기 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금리인상폭 예상치도 대폭 줄여 금리인상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금리인상 가능성은 열어놨지만 ‘비둘기파’적인 행보는 유지한 셈이다.

연준이 FOMC를 마치고 발표한 분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의 12월의 2.6~3.0%에서 2.3~2.7%로, 내년은 2.5~3.0%에서 2.3~2.7%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고용시장은 회복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실업률 전망은 종전의 5.2~5.3%에서 5.0~5.2%로, 내년은 5.0~5.2%에서 4.9~5.1%로 각각 낮아졌다.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0.6~0.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종전의 1.0~1.6%에서 대폭 낮아진 것으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에 접근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dot plot)’도 하향 조정돼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점도표를 보면 17명 위원 중 2015년 말에 금리가 1.0% 이상에 이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한 사람은 4명에 그쳐 지난해 12월의 9명에서 크게 줄었다.

중간값을 살펴보면 연준 위원들은 연말까지 금리가 0.625%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종전의 1.125%에서 절반가량 낮아진 것이다. 2016년 말 금리 예상치도 종전의 2.5%에서 1.875%로 하향 조정됐다. 장기적인 금리 전망은 3.75%로 종전과 같았다.

연준이 인내심을 버렸지만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지속하면서 2006년 이후 첫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시장의 전망도 종전의 6월에서 9월로 미뤄졌다고 미국 CNBC는 전했다. 뱅크오브도쿄미쓰비시의 크리스 루프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금리인상 시점을 9월로 밀어붙인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제 아무도 6월에 금리가 오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달러 움직임도 극적이었다. 연준이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나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3%까지 급락했다. 뉴욕시간으로 오후 4시40분 현재 달러인덱스는 2.3% 급락한 97.33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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