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 동양종합건설에 5년간 2400억 몰아줬다

입력 2015-03-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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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종합건설, 정준양 전 회장 재임기간 동안 해외공사 매출 6배 급증

▲이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포스코건설의 내부 문건 중 일부. 동양종합건설이 2009~2013년 포스코 및 포스코건설로부터 수주한 내역들이 담겨 있다.

포스코가 특정 건설업체에 무더기 해외 공사 계약을 퍼준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18일 본지가 확보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포항에 위치한 동양종합건설은 정준양 전 회장이 재임 중이던 2009년부터 2013년 12월까지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의 인도 및 인도네시아 법인으로부터 총 7건의 공사를 수주했다. 총 공사비는 2억3332만550달러(약 2400억원)에 달한다.

동양종합건설은 2009년 9월부터 2010년 4월까지 인도 첸나이의 철강제품 가공 공장인 ‘포스코-ICPC’ 건설에 참여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어 2010년 3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진행되는 인도네시아 마하라슈타 일관제철소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동양종합건설은 또 2011년 7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는 포스코의 공사 계약 5건을 수주했다. 이 중 인도에 조성한 아연도금강판공장(CGL)의 경우 ‘경영상의 필요’나 ‘특정인의 용역’ 명목으로 계약했다. 포스코건설 내부 관계자는 “수의계약 의미”라며 “포스코건설의 해외 현장 레미콘 공사는 거의 동양종합건설이 계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 사이 2010년 28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해외공사 매출은 2013년 176억4000만원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견건설업체의 해외 매출이 6배 이상 성장하는 것은 대형사를 끼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며 사실상 특혜를 받은 것으로 해석했다.

포스코와 동양종합건설은 4대강 사업도 함께 했다. 동양종합건설은 4대강 사업에서 낙동강 22·30·33공구 공사에 참여했다. 이 중 30공구 대표사는 포스코건설이었다. 당시 동양종합건설이 낙동강 5개 공구 중 3개 공구에 참여하자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동양종합건설은 포스코 관련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제이엔테크 이동조 회장과 함께 사정당국 안팎에 거론됐다. 이 회사 회장인 배모씨는 지역 언론사의 사주로, 1979년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했다. 4년 먼저 입사한 정준양 전 회장과는 1992년까지 한솥밥을 먹었으며,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과도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 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의원과 정 전 회장의 만남을 주선한 사람도 배 회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동양종합건설은 4대강과 국내외 사업에서 포스코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며 “현재 관련 의혹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포스코가 파이넥스공정 기술개발 과정에서 5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정 전 부회장 시절 재무담당 임원을 지낸 A씨가 비자금 조성과 로비 실무를 맡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A씨를 불러 조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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